대구시 "빚으로 신청사 건립 반대 높아"... 유휴부지 매각 방안 제시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부지. 대구시는 두류정수장 일부를 매각해 신청사를 건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 대구시 |
대구시가 재원 조달 대책이 없는 신청사 건립에 대해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유휴부지를 매각해 짓는 방안을 내놓았다.
대구시는 11일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신청사 건립 시기와 재원대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신청사 건립 시기에 대한 물음에 시 재정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보류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80.7%, 빚을 내더라도 최대한 빨리 지어야 한다는 응답이 13.4%로 조사됐다.
신청사 건립 보류에 대한 응답은 동구가 87.6%로 가장 높았고 수성구(86.4%), 중구85.7%) 순이었으며 달서구에서도 76.3%의 보류 응답률을 보였다.
신청사 건립 재원 마련에 대한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신청사 예정지 옆 유휴부지를 매각해 짓는다는 응답이 60.5%였고 한해 200억 원씩 적립하여 20년 후에 짓는다는 응답이 25.9%, 빚을 내 짓는다는 응답이 3.9% 순이었다.
유휴부지를 매각해 신청사를 짓자는 의견은 달서구에서 65.9%로 가장 높았다. 이를 근거로 대구시는 신청사가 들어설 두류정수장 부지에 위치한 달서구 주민들이 유휴부지를 매각해서라도 조속히 신청사 건립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청사 건립 사업에 대한 인지도 조사에서는 다소 알고 있다는 응답이 37.9%,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16.2%로 신청사 건립에 대해 대구시민 절반 이상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잘 모르고 있다는 응답은 33.0%, 전혀 모른다는 응답도 12.9%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추석 연휴 직후인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만18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는 전화면접과 온라인 조사를 병행해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들도 미래세대에 부담을 지워가며 빚을 내 신청사를 짓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며 "꼭 신청사를 지어야 할 경우 유휴부지를 매각해 건립하는 것이 최적의 방안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결과를 발표한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신청사 건립을 위해 막대한 지방채를 발행해 건립하는 것은 시민 절대 다수가 반대한다"며 "대구시 재정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유휴부지를 매각하여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청사 예정지 옆 두류정수장 유휴부지 매각을 포함해 다른 시 소유의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형질변경 후 의회가 매각 동의를 해주면 매각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의 방안대로라면 두류정수장 부지 일부를 매각하고 설계 공모에 들어가더라도 최소한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은 빨라도 2029년이나 2030년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발표에 시의회 뿐 아니라 달서구민 우려
이날 대구시 발표에 대해 대구시의회는 물론 달서구민들도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은 이날 오전 열린 제304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두류정수장 부지 매각은 논쟁의 여지가 짙다"며 "이에 대한 행정절차를 준비하겠다는 시 집행부의 일방적 발표에 대해 아쉬움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김차섭 신청사 바로세우기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인디언 기우제 지내듯 자기 입맛에 맞는 문항을 주고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홍준표 시장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대구시민들은 두류정수장 부지 일부를 팔아서 신청사를 짓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며 "대구시민들이 공론화 과정을 통해 결정한 것을 자기 입맛에 맞추려고 여론조사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구 신천 수변화공원 조성이라든지 K-2군공항 후적지를 두바이식으로 건설한다든지 이런 것들도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겠느냐"며 "주민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에 돌입하고 집회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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