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 품는 공간으로”… 교회 새 단장 추진, 매일 유튜브 묵상 전송… 성도들 큰 호응
서울 여의도순복음송파교회(이하 송파교회)는 방이동 학원가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서 우르르 내려 학원가를 바쁘게 오가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주정빈(53) 담임목사는 교회가 다음 세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했다.
"지역사회에 교회가 위치한 이유가 있다"는 담임목사의 생각에 20명의 제직들도 한마음으로 동의하며, 9월 첫째 주에 앞으로 시작할 '교회개선공사'를 다음세대 편의에 맞춰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교회의 새 단장을 앞두고 기대감으로 활력을 얻고 있는 송파교회 주 목사를 지난달 12일 교회에서 만났다.
송파교회는 2009년 여의도순복음교회 지성전에서 제자교회로 독립했다. 주 목사는 2020년 11월 송파교회 3대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부임 당시 교회는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었고, 무엇보다 극심한 코로나 기간이라 성도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때 주 목사는 ‘하나님께서 부족한 종을 이곳에 보내신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주어진 상황에서 목회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주 목사는 이듬해 1월 1일 ‘말씀으로 먼저 성도들과 만나자’는 생각으로 10분 분량의 유튜브 말씀 묵상 ‘오늘도 말씀과 함께’를 시작했다. 매일 아침 7시 성도들에게 유튜브 링크로 전송되는 ‘오늘도 말씀과 함께’를 위해서 주 목사는 새벽 기도 후 매일 2시간 가량을 할애하고 있다. 국내외 출장 및 휴가 기간에도 빠짐없이 진행해 창세기 1장 1절 말씀으로 시작한 유튜브 말씀 묵상은 현재 미가서까지 진행됐다.
송파교회 1400명의 출석 성도 중 50% 이상은 ‘오늘도 말씀과 함께’를 구독(현 755명)하며 “그동안 교회에서 성경통독은 했지만, 말씀 한 구절 한 구절을 살필 기회가 없었다”며 호응하고 있다. 한 번은 주 목사가 ‘전국초교파여성금식기도대성회’에 참석했는데 처음 보는 집사가 반갑게 다가와 인사를 건냈다. 알고 보니 송파교회 권사의 조카였고, 매일 고모가 보내주는 말씀 링크를 통해 말씀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주 목사는 “지난 스승의 날 80세가 넘는 교회 시니어 권사로부터 ‘매일 영의 양식을 먹여 주심에 감사하다’는 내용의 감사카드를 받았다. 성도들이 직접 문자로, 혹은 교역자를 통해 자신이 받은 은혜를 나눠줄 때 보람 있고 감사하다”며 “매일 한 명의 성도라도 삶 가운데서 은혜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씀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경 본문에 따라 매일 말씀을 전하다 보니 교회 안 분쟁과 갈등은 자연스레 사라졌다. 주 목사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았다”며 “성도들로부터 교회를 위해 눈물로 기도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나님께서 송파교회와 성도들을 사랑하셔서 마음을 직접 움직여주시고, 교회를 화합의 분위기로 바꿔주신 것 같다”고 고백했다.
지난 3년간 ‘화합’이라는 기적을 이룬 송파교회는 다음 3년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송파교회는 지난 2000년부터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의 사무실 용도로 지어진 건물을 사용하고 있지만, 예배를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이 아닌 만큼 공간 활용에 아쉬움이 많았다. 현재 2층~4층은 예배당으로 사용하고, 지하 1층은 유아유치부, 10층에는 식당이 위치해 있어 주일이면 엘리베이터가 북새통을 이룬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오는 가을 교회는 ‘공간개선공사’를 계획했다. 초기에는 2층의 예배당을 리모델링 할 계획이었지만 지난달 계획을 180도 변경했다. 지하 1층의 유아유치부를 교회 1층 가장 좋은 위치로 옮기고, 지하 1층을 다음세대를 위한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주 목사는 “우리 교회는 다음세대를 위해 해주고 싶은 것이 많다”며 “앞으로 공간 활용을 통해 교회 안팎으로 다음세대를 섬기는 것이 숙제인 것 같다”고 전했다.
주 목사는 송파교회 부임 전 2010년부터 7년간 튀르키예 이스탄불한인교회 담임으로 사역했다. 튀르키예에서 사역을 시작할 때도, 송파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할 때도, 한 번도 그곳이 ‘나의 사역지’가 되리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사역지를 허락해주실 때, 훌륭한 사람이 아닌 가장 적합한 사람을 보내주신다는 믿음으로 순종했다”며 “이러한 목회 철학으로 송파교회가 사람이 주인 행세를 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이 주인 되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현재 송파교회는 지역아동센터와 동사무소와 연계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으며, 평일에는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교회 앞에서 지역주민을 섬기며 전도하고 있다. 또한 케냐와 카자흐스탄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를 위해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송파교회에서 사역하던 목회자 한 명을 ‘송파교회 1호 선교사’ 타이틀로 베트남으로 파송했다.
주 목사는 “지난 3년 동안 4가지 목표(성령의 능력을 경험하는 교회, 사랑으로 행복한 교회,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 다음세대를 세우는 교회)를 세우고 교회가 달려왔다”며 “단기간에 이뤄지는 목표가 아닌 만큼 앞으로도 동일한 목표를 바라보며 교회가 하나 돼 나아가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박성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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