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예능' 때린 정부... "금쪽이가 저출생 이유? 잘못 짚었다"

김화빈 2023. 10. 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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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위원회) 간담회에서 '금쪽같은 내 새끼' 같은 TV 프로그램이 결혼·출산율 저하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가운데 이를 두고 "부적절한 진단"이란 비판이 나온다.

위원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재은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민간위원은 지난 5일 위원회가 주최한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변화와 미디어의 역할' 간담회에서 "결혼과 출산을 미디어에서 어떻게 조명하느냐에 따라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미디어에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메시지가 많다"며 "미디어에서 스며들 듯 긍정적 인식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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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위 간담회서 "미디어에 부정적 메시지 많다"... 전문가·여성계 "구조적 성차별은?"

[김화빈 기자]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위원회) 간담회에서 '금쪽같은 내 새끼' 같은 TV 프로그램이 결혼·출산율 저하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가운데 이를 두고 "부적절한 진단"이란 비판이 나온다. 

위원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재은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민간위원은 지난 5일 위원회가 주최한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변화와 미디어의 역할' 간담회에서 "결혼과 출산을 미디어에서 어떻게 조명하느냐에 따라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미디어에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메시지가 많다"며 "미디어에서 스며들 듯 긍정적 인식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유 위원은 그 예시로 TV 예능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 등을 거론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씨가 중심이 돼 육아 해법을 제시하는 내용이다. 

"저출생 정책 실패 꼬리자르기"

하지만 '미디어와 젠더' 등을 전공한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일전에도 '나혼자 산다'와 같은 TV 프로그램이 '혼자 사는 삶에 대해 잘못된 상(相)을 퍼트린다'는 주장이 나온 적 있다"라며 "사람들이 미디어의 주장을 바로 믿고 행동한다고 보는 것은 과도하게 수용자를 수동적 존재로 보는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출생은 삶과 일의 균형을 이루기 어렵도록 하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성차별 문제에 따른 것으로 이는 여러 연구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원인"이라며 "(위원회 간담회에서의 진단처럼) 미디어를 원인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쪽같은 내 새끼' 등 솔루션 프로그램은 기존 젠더 이데올로기와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비판을 주로 받아왔다"라며 "만에 하나 해당 프로그램을 보고 수용자가 '아이 키우기는 어렵고 나에게는 무리'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과도하게 부과되는 ▲ 모성 이데올로기 ▲ 어머니의 무한 책임 ▲ 아이에 대한 과도한 비난 등을 인식했다는 것이고 현존하는 성차별 문제를 인지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여성민우회 관계자도 1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위원회 간담회에서의 진단은 저출생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 꼬리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스웨덴 등 북유럽이 저출생 반등에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사회에 성평등이 안착했기 때문"이라며 "정치적·제도적 시스템의 변화가 근간으로서 전제되는 게 우선인데 지금은 오히려 정치권에서 젠더갈등을 조장하고 미디어가 이를 논쟁으로 다루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 측 "행복한 출산·육아 방송 많아지길"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5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변화와 미디어의 역할'을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이같은 비판에 대해 위원회 측은 "위원회 입장은 보도자료에 다 담겨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가 낸 '가족·아동친화적 미디어 환경 조성 필요'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영미 부위원장은 "최근 청년간담회 등에서 '미디어에 비친 결혼과 출산·양육에 대한 부정적 모습이 막연한 공포까지 야기한다'며 대응을 마련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면서 "이번 간담회를 통해 가족과 아동친화적인 미디어 환경이 조성되어 언론이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미디어에서 자녀가 있는 가족을 어떻게 그려내느냐가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아이를 낳고 키우는 즐거움과 행복의 모습을 다룬 광고와 방송 등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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