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 실패론' 대응한 한동훈의 세가지 전술

선대식 2023. 10. 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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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법무부] "그럼 압수수색 해야 하는가"... ① 떠넘기기 ② 답변 회피 ③ 역공과 비아냥

[선대식, 조혜지, 남소연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두 번째 국정감사를 받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한 장관을 상대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공직 후보자 인사검증 실패를 따져 물었다. 하지만 한 장관은 책임을 대통령실로 떠넘기거나, 오히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을 부결시킨 민주당을 비판하며 인사검증 실패론을 반박했다. "확인할 수 없다"면서 답변을 피하기도 했고, "그럼 압수수색을 해야 하느냐"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다음은 한동훈 후보자가 자신에 대한 인사검증 실패론을 피하거나 반박한 전술 세 가지 장면이다.

[전술①] 대통령실로 책임 떠넘기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송기헌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난점 중 하나가 주요 공직자 인사문제"라면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처가회사 비상장주식 재산신고 누락 등의 인사검증 실패를 지적했다.

송 의원이 "(1차) 자료들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서 수집해서 판단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묻자, 한 장관은 "가부 판단을 하지 않고 자료들을 프로토콜에 따라 기계적으로 수집하는 역할까지만 한다. 의견을 부기하지(덧붙이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넘기는 역할까지만 한다"라고 답했다.

송 의원은 "(한 장관이) 지난번에 1차 검증하고 법률적 판단을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하자, 한 장관은 "자료수집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라고 해명했다. 송 의원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과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가운데 인사검증 실패 책임 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저희는 객관적 자료를 수집하는 업무를 통상적으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송 의원이 "책임은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있는 것으로 알겠다"라고 했고, 한 장관은 따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전술②] 답변 회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민주당 의원들은 인사검증 실패의 구체적 사례들을 물었지만 한 장관은 대답하지 않았다.

김승원 의원이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넥서스 투자' 상임고문 경력이 허위인데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서 파악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하자, 한 장관은 "인사검증에 관여한 사람으로서 구체적인 인사검증 내용에 대해서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말씀을 여러 번 드렸다. 역대 어느 정부도 마찬가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재차 김행 후보자의 다른 의혹의 파악 여부를 물었지만, 한 장관은 "같은 답을 드리겠다. 구체적인 검증 내용을 확인드리지 못한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박용진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은) 2022년 5월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출범을 두고) 국회와 언론의 감시를 받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했다. 청와대의 음성적인 검증을 투명화하고, 객관성을 높이는 취지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국회가 질문하는데 난 답을 못한다? 이게 무슨 검증이고 객관화인가. 적절하지 않다. 설치 때 설명한 거랑 지금 장관 태도가 안 맞다"라고 일갈했다.

박 의원은 책임 문제도 거론했다. "이전 청와대에서 (인사검증에) 문제가 생기면 인사검증단이 물러났다. (박근혜 정부 때) 곽상도·홍경식 민정수석이 물러났고, 노무현 정부 때도 같은 이유로 비서실장까지 다 사표 냈다"면서 "(한 장관이) 인사검증 책임자라고 스스로 말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 아니냐"라고 따졌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답변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한 장관은 "처음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을 둘 때 민주당에서 우려한 것은 제가 너무 세진다는 거였다. 한 마디로 모든 사람이 제 눈치를 볼 수 있고 (제가) 사찰할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많았다"면서 "저도 그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객관적 자료수집만 하기로 했다. 시작할 때부터 그랬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검증 내용 중에서 검증에 관여한 사람이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한다면 정상적인 인사검증 업무가 이뤄지기 어렵다. 민감한 개인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면서 "과거에는 민정수석이 국회 출석도 안 했다. 시원하게 답을 못하는 한계가 있는데, 성실하게 답변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전술③] 역공... 비아냥도
 
▲ 국감장 나온 한동훈 법무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한 장관은 계속된 인사검증 실패론에 역공을 취하기도 했다. 민주당을 비판한 것이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부결은 민주당) 입맛에 맞는 사법부를 구성하기 위한 당리당략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에게 큰 피해를 주고, 사법 공백을 일으킨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

박용진 의원은 한 장관이 이균용 후보자 인준 부결을 두고 '이재명 방탄'이라고 비판한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한 장관 주장을 거론한 뒤 "본인 뇌피셜이거나 정치적 주장인 것 같은데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였던 그는 "(내가) 민주당 내 최고 '비명'인데, 이재명 방탄을 위해 부결을 주장했다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얘기다. 장관이 그렇게 말하면 안 맞는다고 본다"라고 꼬집었다.

김영배 의원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인사검증 업무를 맡은 것을 비판하자, 한 장관은 "1년 내내 한 말을 계속한다"면서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김 의원이 인사검증 대상자가 공직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를 받고 거짓말을 해도 법무부는 그대로 대통령실에 보내느냐는 취지로 묻자, 한 장관은 "강제수사권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그냥 믿고 그대로 올려보내느냐"라고 하자, 한 장관은 "그럼 압수수색을 해야 하느냐"라고 맞섰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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