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그곳]이슬람·유대교의 공동 성지…'알 아크사'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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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수천발의 로켓을 쏘고 패러글라이더를 탄 무장대원까지 침투시키면서 시작된 기습 공격의 작전명은 '알 아크사 홍수(Al-Aqsa flood)'였다.
하마스는 이번 공격이 "최근 최고조에 달한 알 아크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적대 행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양측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현재까지 민간인을 포함한 사상자가 수천 명을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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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수천발의 로켓을 쏘고 패러글라이더를 탄 무장대원까지 침투시키면서 시작된 기습 공격의 작전명은 '알 아크사 홍수(Al-Aqsa flood)'였다. 하마스는 이번 공격이 "최근 최고조에 달한 알 아크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적대 행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양측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현재까지 민간인을 포함한 사상자가 수천 명을 넘어서고 있다.
알 아크사는 예루살렘 성지 밀집 지역인 옛 시가지 내 약 14만4000㎡ 규모의 고지대 구역이자 이곳에 건축된 사원을 말한다. 알 아크사는 아랍어로 '최고의'란 뜻이다. 이슬람 신자들은 이곳을 예언자 무함마드가 승천한 '고귀한 성소'로 보고, 메카·메디나와 함께 3대 성지로 꼽는다. 이스라엘인 등 유대교인들 역시 조상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야훼(하나님을 뜻하는 히브리어)에게 바치려던 장소이자 솔로몬 성전 등이 세워졌다가 파괴된 '성전(聖殿)산'이라 부른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고행의 길을 걸은 골고다 언덕과 예수의 무덤도 있어 기독교 성지이기도 하다. 이슬람교와 유대교, 기독교 모두에게 중요한 성지인 셈이다.
현재 알 아크사 이슬람 사원은 이스라엘과의 합의에 따라 요르단이 관리하고 있다. 유대인과 기독교도들도 사원을 방문할 수는 있지만, 경내 기도는 이슬람 신자에게만 허락돼 있다. 유대인들은 성전산 바깥 '통곡의 벽'에서 기도한다.
이같은 종교적 배경은 오랜 세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의 불씨가 돼 왔다. 불만을 품은 일부 이스라엘인은 수년간 성전산 주변에서 이슬람권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여 왔고, 때때로 무력 충돌이 발생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2021년 5월 200여명이 사망한 '11일 전쟁'은 사원에서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벌인 반(反)이스라엘 시위를 이스라엘 경찰이 강경 진압하면서 시작됐다. 올해 5월엔 이스라엘의 극우 정치인들이 사원 경내에 기습적으로 들어가 도발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이슬람교도들은 이곳에서 유일한 숭배자가 될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고 점점 커지는 극우 유대인 운동과 이스라엘 극우 정부의 활동으로 유적지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한다. 하마스도 이번 공격을 시작하면서 "성지를 방어하기 위해 토요일에 알 아크사 폭풍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대부분 이 지역을 점령지로 간주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이곳을 미래 독립 국가의 수도로 원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에서 요르단으로부터 이곳을 빼앗은 뒤 동예루살렘과 서예루살렘을 통합한 진정한 수도라고 주장한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한 기습적이고 충격적인 공격에 나선 이유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작전명을 알 아크사의 홍수라고 명명한 점을 감안하면 이런 종교적 이유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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