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럽다" ALDS 3전 전패 탈락…6실점 투수에 보낸 BAL의 '격려'…왜?
배중현 2023. 10. 11. 15:55
비판이 아닌 격려. 볼티모어 오리올스 선수들이 딘 크레머(27)를 따뜻하게 품었다.
볼티모어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5전 3승제) 3차전을 1-7로 패했다. 홈에서 치러진 시리즈 1,2차전에 모두 패했던 볼티모어는 3전 전패로 탈락했다. 101승 61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로 7년 만에 포스트시즌(PS) 무대를 밟았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ALDS 3차전은 일찌감치 희비가 엇갈렸다. 볼티모어는 2회까지 0-6으로 끌려갔다. 선발 크레머가 1과 3분의 2이닝 7피안타 6실점하며 조기 강판당한 게 뼈아팠다. 반면 텍사스는 선발 네이선 이발디가 7이닝 5피안타 1실점 쾌투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경기 뒤 볼티모어 선수들은 크레머를 '격려'했다. 동료 투수 카일 깁슨은 "누구도 오늘 크레머가 겪어야 했던 일을 겪어본 적이 없는 거 같다. 그는 지금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다.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내야수 라이언 오헌은 크레머가 자신들을 위해 뛰었던 것처럼 그를 위해 뛰고 싶다며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크레머는 복잡한 심경을 안고 ALDS 마운드를 밟았다. 앞서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크레머가 무장 단체 하마스의 치명적인 공격으로 전쟁이 선포된 이스라엘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볼티모어에서 생애 첫 플레이오프(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을 한다'고 조명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수백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크레머는 이스라엘 공격 다음 날 ALDS 3차전 등판 소식을 전달받았다. 이스라엘계 미국인인 그는 가족 대부분이 이스라엘에 살고 있다.
ESPN은 '크레머는 캘리포니아주 스톡턴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이스라엘인 부모의 아들로 이스라엘인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그는 매년 유대 국가에서 시간을 보내고 히브리어에도 능통하다'고 전했다.
볼티모어는 미래가 더 기대되는 팀이다. 투타 기대주가 적지 않은데 올해 커리어 하이 13승을 거둔 크레머도 그중 하나다. MLB닷컴은 '볼티모어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디비전의 강자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팜을 통해 젊은 인재들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볼티모어는 돌아올 거고 크레머도 돌아올 거'라고 희망을 전했다. 크레머는 "정규시즌 100승을 거둔 3개(애틀랜타 브레이브스·LA 다저스)의 팀 중 우리가 하나다. 목표인 월드시리즈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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