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매도 ‘양극화’…낙찰율은 저조하지만 낙찰가율은↑
경매시장에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가 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저조한 낙찰률을 보이지만, 낙찰가율은 80% 이상을 기록하면서 시세와 근접한 가격에 낙찰이 이뤄지고 있다.
1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9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16건으로 2016년 6월(234건) 이후 7년 3개월 만에 월별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경매 물건이 늘어나면서 낙찰률 역시 31.5%로 8월(34.2%)보다 2.7%p 하락했다. 하지만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은 85.2%로 8월(85.4%)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8월(6.0명)보다 0.6명이 늘어난 6.6명으로 집계됐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창전동 서강해모로 전용면적 84㎡(21층)는 경매에는 36명이 몰려. 감정가 15억5000만원의 80.4%인 12억4622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의 감정가는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현재 시세보다 2억원 이상 높게 책정됐다. 두 차례 유찰된 이후 감정가의 64%인 9억9200만원에 3차 입찰에 들어갔는데, 결국 감정가의 80% 수준에서 최종 낙찰가가 결정됐다.
종로구 평동의 경희궁자이 전용 84㎡(7층) 경매에도 24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감정가 23억원의 79.3%인 18억2341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아파트 해당 면적의 가장 최근 실거래가는 18억5000만원(4층)이며, 최저 매도호가는 19억5000만원이다. 시세에 근접한 수준에 낙찰이 이뤄진 것이다.
경매 낙찰가율은 향후 주택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낙찰가는 시장의 매도 호가나 실거래가의 최저가를 바탕으로 써내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낙찰가율이 시세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전국 아파트 경매 분위기도 비슷하다. 2091건 가운데 730건이 낙찰되며, 낙찰률 34.9%를 기록했다. 이는 8월(43.0%)보다 8.1%p 하락한 것이다. 낙찰가율은 8월(80.6%)보다 2.9%p 오른 83.5%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주택 시장에서 인기 지역 위주로 가격이 오르는 양극화 나타나는 것처럼 경매 시장도 선호도가 높은 지역과 단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옥석 가리기’로 낙찰률이 저조한 가운데, 낙찰가율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신축급이나 거주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일부 아파트로만 수요가 몰리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며 “선호도가 떨어지는 곳은 두 차례 정도 유찰되는 현상이 목격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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