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등재된 가야고분, 식민사관 배제 계기로 삼아야"
[윤성효 기자]
▲ 식민사관청산가야사전국연대 등 단체들은 1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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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가야=임나'라고 잘못 알려진 식민사관을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식민사관청산가야사전국연대(대표 이용중)는 10여개 단체와 함께 1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회의를 통해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최종 결정했다. 201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이후 10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이후 문화재청이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하면서 남원 고분군을 '기문국', 합천 고분군을 '다라국'이라고 표기해 논란이 일었다. '기문군'과 '다라국'은 임나任那)의 지명을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는 일본이 고대 한반도 남부에 진출해 세웠다는 나라로 기문과 다라는 '일본서기' 등 일본 측 기록에서 임나의 속국으로 알려졌다.
이에 식민사관청산가야사전국연대 등은 '가야=임나'는 일본 '정한론'의 핵심이라고 지적하며 문화재청과 유네스코에 "가야=임나라는 악성 종양을 제거하고 본래의 가야사를 복원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후 유네스코는 가야고분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지명 변경을 권고했다. '기문국' 대신 '운봉고원 가야 정치체'로 '다라국'이라 칭하는 대신 '쌍책지역 가야 정치체'로 변경을 허가했다. 또 한국 정부가 제출한 등재 신청서 서류에서도 지명 변경을 권고했다. 유네스코는 가야 건국 시기는 '(서기) 3세기 말'이 아닌 '1세기'로 변경신청도 허가했다.
이에 단체들은 "(유네스코의 권고는) 국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성원과 관심의 결과이자 투쟁의 결과"라며 "식민사관에서 깨어난 국민 여러분과 함께 가야사를 비롯한 민족 역사를 바로 세우는 데 끝까지 매진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신청 과정의 모든 문서에서 기문(기문국), 다라(다라국)를 삭제해야 한다"면서 "'가야는 김수로왕이 42년 건국하고, 48년 아유타국 허왕옥 공주를 왕후로 맞이하여…'란 내용이 유네스코의 가야고분군 등재 온라인 설명문에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등재와 관련한 위원회 위원명단과 관련 회의록 공개 ▲각종 산하 위원회 참여 학자 중 '가야=임나'로 조작한 식민사관 학자 정리 ▲고녕가야 복원과 문화재청장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대한민국 역사 교과서가 조선총독부 역사관을 계승하고, 가야=임나로 가야사를 조작한 원인이 있다. 조선총독부 산하 조선사 편수회에서 출판한 조선사 35권이 비공개되기 때문"이라며 "인하대 고조선연구소가 교육부 위탁사업으로 번역 발간한 조선사가 출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사 교과서에 가야사가 김수로왕과 허왕후를 비롯한 올바른 내용으로 기술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최선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경남도 산하 박물관, 경남도사, 김해시사 등에 가야를 임나로 기술한 부분을 삭제하고 가야사로 수정하라고 경남지사, 김해시장에게 요구했다.
이용중 대표는 "가야는 은둔의 왕국도 아니고 미지의 역사도 아니다. 무엇보다 가야는 임나가 아니다. 일본이 가야를 임나로 만들고 정한론을 만들었다"라면서 "가야 역사가 바로 서면 식민사관이 무너진다"라고 말했다.
▲ 식민사관청산가야사전국연대 등 단체들은 1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이용중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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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민사관청산가야사전국연대 등 단체들은 1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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