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인간의 본성과 아이러니 [D:쇼트 시네마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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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더 이상 말하는 것이 힘들다며 상담실을 나가려는 민희의 마지막 말이 영화의 공기를 단번에 바꿔버린다.
기태 어머니인 걸 알고 찾아온 여고생의 한 마디로 '상담'이란 영화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선명해진다.
타인을 돕기 위한 상담사의 위치에 있지만, 자신의 일이 됐을 때 모순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윤진의 행동은, 비단 영화 속 상황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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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상담사 윤진(노윤정 분)에게 여학생이 찾아온다. 여고생 민희(고주영 분)는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며 도움을 요청하고, 윤진은 도움을 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서려 한다. 그 순간, 민희의 입에서 나온 가해자의 이름은 자신의 아들 임기태였다.
처음 민희에게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던 윤진은 "왜 하필 너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혹시 짧은 치마를 입고 있은 것 아니냐", "평소 남자 애들에게 관심이 많았냐", "증거 있냐"라면서 민희를 역으로 추궁한다. 허위 신고가 많아 정확해야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본분을 잊은 채 2차 가해를 시작한다.
민희는 증거가 있다며 끔찍한 기억이 담긴 음성 메시지를 내놓는다. 듣기 괴로운 윤진은 그 증거물을 자신이 보관하고 있겠다면서 가로챈다. 새로운 증거물이나, 다른 기억이 떠오른다면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고, 자신에게 먼저 알리라고 꼭 도움을 주겠다며 신신당부한다.
안절부절 못하는 윤진의 얼굴과 고통스러워하며 혐오를 눌러 담은 민희의 얼굴이 교차된다. 더 이상 말하는 것이 힘들다며 상담실을 나가려는 민희의 마지막 말이 영화의 공기를 단번에 바꿔버린다. 기태 어머니인 걸 알고 찾아온 여고생의 한 마디로 '상담'이란 영화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선명해진다.
두 사람의 상담 내용은 빛과 조명을 통해 각 캐릭터의 심리를 대변한다. 처음에는 환한 얼굴로 상담을 시작했던 윤진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운 빛 안에 갇힌다.
마지막 민희의 말은 예상이 가능하지만, 비로소 터져 나왔을 때 치명적인 심리극의 묘미를 완성한다.
타인을 돕기 위한 상담사의 위치에 있지만, 자신의 일이 됐을 때 모순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윤진의 행동은, 비단 영화 속 상황만은 아니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의 하면 불륜)의 행태가 인간의 이기심 속에 은밀하게 숨겨져 있다. 여기에서 발현된 각종 범죄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들이 뉴스에서 쏟아지는 시대다.
제3자에서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온 윤진은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만일 내가 윤진의 입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상담'이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이다. 러닝타임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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