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워터멜론’ 진수완 작가의 ‘빛나는’ 청춘들 [작가 리와인드(98)]
색다른 청춘 이야기로 돌아온 진수완 작가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1999년 드라마 ‘학교2’의 공동 집필로 시청자들을 만났던 진수완 작가는 이후 ‘원더풀 라이프’, ‘경성스캔들’, ‘해를 품은 달’, ‘킬미, 힐미’, ‘시카고 타자기’ 등 사극과 로맨스 드라마를 오가며 다채로운 활약을 펼쳤다. 특히 2012년 선보인 ‘해를 품은 달’은 4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스타 작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은 tvN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을 통해 청춘들의 풋풋한 매력을 그려내고 있다.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코다(CODA) 소년 은결(려운)이 1995년으로 타임슬립해 어린 시절의 아빠(최현욱)와 함께 밴드를 하며 펼쳐지는 내용의 드라마로, 판타지와 청량한 청춘 드라마 사이를 오가며 흥미를 선사 중이다.
◆ 진수완 작가의 애틋한 ‘청춘들’
‘학교’ 시즌3, 4의 집필에 참여하며 청춘 드라마의 매력을 담아냈던 진 작가는 이후에도 다양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선보였다. 장르, 시대적 배경은 모두 달랐지만, 청춘들의 우정, 또는 사랑 이야기를 통해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며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곤 했다.
‘경성스캔들’은 근대적인 윤리관 속에 서구문물이 유입되던 1930년 경성을 배경으로, 독립운동에 뛰어든 청춘들의 분투를 다뤄 호평을 받았다. 독립운동가들의 치열한 삶을 보여주는 한편, 그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을 무겁지 않게 그려낸 것이 이 드라마의 장점이었다.
시대적 아픔이 녹아있어 마냥 밝을 수는 없었지만, 당찬 매력의 나여경(한지민)과 경성 최고의 멋쟁이로 불리며 바람둥이로 활약하던 선우완이 여경을 만나 변화하는 청춘 드라마 특유의 성장 서사도 놓치지 않았다. 여기에 독립과 사랑 두 목표 모두를 쟁취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들의 로맨스까지. 그 시절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풀어내면서 지금의 청춘들에게 ‘먼저 가신 분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소중한 이 땅에서 마음껏 연애하고, 마음껏 행복하십시오’라는 메시지를 남겼었다.
조선시대 가상의 왕 이훤과 비밀에 싸인 무녀 월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해를 품은 달’에서는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를 절절하게 그려내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4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었다.
‘경성스캔들’처럼 청춘 드라마를 앞세우는 작품은 아니었다. 다만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궁중 내 권력 암투와 같은 묵직한 이야기보단 이훤과 월 두 청춘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강조해 젊은 시청자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다. 어린시절부터 알콩달콩 쌓아온 사랑이었지만, 누군가의 음모로 엇갈리게 되고 이후 운명처럼 다시 만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내면서 퓨전 로맨스 사극의 진수를 보여준 진 작가였다.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세주(유아인)와 그의 이름 뒤에 숨은 유령 작가 진오(고경표), 한 때 세주의 열혈 팬에서 안티 팬으로 돌변한 문인 덕후 전설(임수정), 그리고 의문의 오래된 '타자기'와 얽힌 세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시카고 타자기’를 통해선 다시금 1930년대 경성을 소환하기도 했다.
배경은 물론, 격동의 시기를 살아내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경성스캔들’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시카고 타자기를 매개로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판타지적인 설정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과거 1930년대엔 운명이 엇갈렸던 세 청춘이 현대에서 묵은 감정들을 풀어내면서 감동을 자아내고,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반짝이는 워터멜론’ 또한 ‘타임슬립’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사극, 시대극이 아닌 판타지 청춘 드라마로 무게감은 덜어냈다. 대신 코다(CODA) 소년 은결이 과거로 돌아가 고등학생 시절 아빠를 만나는 과정을 통해 흥미진진함을 배가한다. ‘음악’을 중심으로 듣는 재미를 선사하는 한편, 아버지와 아들이 진정으로 소통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이 진정성 있게 그려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묵직함을 덜어낸 ‘반짝이는 워터멜론’의 청춘들은 또 어떤 의미를 남길지 진 작가가 그려낼 메시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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