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만 수출 中企, 1년 만에 1만2000곳 돌파

K-푸드·뷰티·생활용품…카테고리 확대
'원스톱' 쿠팡 수출로 성장세 가팔라

쿠팡이 대만에 진출한 지 1년 만에 현지에 제품을 수출한 중소기업이 1만2000곳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기 둔화 여파로 인한 수출 감소, 포화상태에 놓인 국내시장,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삼중고를 뚫고 대만에 진출한 쿠팡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찾은 중소기업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쿠팡 대만에서 판매된 상품이 대만행 비행편을 통해 운송되고 있다[사진제공=쿠팡].

쿠팡은 지난해 10월 대만에 로켓직구·로켓배송을 론칭한 후 올 9월 말 기준으로 쿠팡을 통해 대만에 진출한 중소기업이 1만2000곳을 돌파했다고 11일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한 국내 소비재 중소기업 수는 4만2592곳으로, 쿠팡을 통해 대만에 진출한 중소기업 수는 전체의 약 28% 수준이다. 우리나라 전체 소비재 수출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이 쿠팡으로 수출한 셈이다.

쿠팡은 한국에서 입증한 빠른 로켓배송 모델을 대만에 이식해 인기를 끌고 있다. 로켓직구는 통상 배송에 3주가 소요되는 타 직구업체와 달리 690대만달러(약 2만8800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익일 대만행 첫 비행편을 통해 빠르게 무료 배송하고, 현지 로켓배송도 195대만달러(약 8150원) 이상 구매하면 다음 날 무료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만 판매 카테고리가 1년 만에 뷰티·패션·생활용품·주방용품·가전·유아용품 등 다양하게 확대되면서 중소기업 수출 범위가 넓어졌다.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은 지난 2분기부터 대만 쇼핑 앱 다운로드 1위를 하고 있다.

현재 대만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운데 70%는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다. 쿠팡을 통한 중소기업 수출이 늘어나면서 대만 수출 물량은 올들어 늘어나는 추세다. 쿠팡은 그동안 중소기업들이 현지 인력 채용이나 법인 설립, 영업에 각각 공을 들여 수출을 성사시켰으나, 쿠팡 대만을 통해 통관부터 재고관리·로켓배송·고객 응대를 맡기면서 기업이 더는 수출을 위해 '각개전투'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젤네일 상품을 만드는 경기 성남시 '바르고코스메틱'은 많은 비용이 드는 현지 박람회 참여, '꽌시(관계)' 기반의 영업 등이 필요 없어졌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대만 매출이 70배가량 뛰었다고 말했다.

쿠팡을 통한 대만 진출이 성과를 내면서 중소기업들은 자체 수출 인력과 생산설비를 보강하는 등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아 물티슈 업체 '순수코리아'는 "최근 쿠팡 대만 매출이 전체 회사 수출 비중의 50%에 도달했다"며 "대만 수출인력과 신규 생산설비에 10억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콤부차 제조 중소기업 '티젠'도 올해 쿠팡 대만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10배 늘어났다며 향후 3년간 인력증대 등 대만 수출에 1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진출 애로사항이 많은 소비재 중소기업의 수출이 늘어나고, 단일 유통기업을 통해 단기간에 중소기업이 대거 해외에 진출한 경우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쿠팡의 대만 진출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의 대만 수출은 해외 진출이 정체된 수많은 소비자 중소기업에 새로운 판로 개척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