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 이영승 교사, 제3의 학부모가 사망 이틀 전부터 압박

경기교육청 '호원초 특정감사' 내부 보고서 내용, 사망 하루 전에도 '화냈다'

[교육언론창 윤근혁]

 

▲ 한 초등학교 교사가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초등학교 정문에서 지난 2021년 스스로 생을 마감한 두 명의 젊은 교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전국초등교사노조

 
2021년 12월 생을 마감한 경기 의정부 호원초 이영승 교사 사망 하루 전과 당일, 학부모들이 학교에 찾아와 고성 등을 지르며 항의했고, 이들 학부모를 직접 만난 당시 교감은 이런 사실을 교장에게 즉시 보고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사망 당일, 제3의 학부모 학교 찾아와 '고성', 교감은 '미보고'

10일 교육언론[창]은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국회 교육위 강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보낸 '호원초 특정감사 결과 보고서' 자료 내용을 살펴봤다.

이 내용에 따르면 당초 알려진 학부모들의 페트병 사고 보상 요구 의혹과 장례식 소란 건에 더해 제3의 학부모들이 이 교사 사망 이틀 전부터 전화와 학교 직접 방문 등으로 이 교사를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사의 사망일은 2021년 12월 8일 오전 7시 이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교사 담당학급의 학부모는 자녀가 학급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자, 교사의 지도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정당한 교육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말하는 '지도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는 "학생들끼리 자율로 조를 편성하도록 한 방식" 등을 뜻한다.

보고서 내용은 "사망 2일 전 문자와 전화로 교사의 생활지도방식에 민원을 제기했고, 사망 1일 전 사전 연락 없이 내교하여 가해학생 대상 공개사과를 요구했는데 이 교사가 불가함을 설명하자 화를 내며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사망 1일 전인 2021년 12월 7일 학부모가 학교에 불쑥 찾아와 이 교사를 만나 공개사과를 요구한 뒤, 전화 통화에서도 화를 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 내용에는 공개사과가 누가 누구를 향하여 하도록 한 것인지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지는 않다.

문제 상황은 사망 당일인 12월 8일에도 벌어졌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사망 당일 해당 학부모는 남편과 학교에 방문하여 고성을 지르며 항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당시 해당 학부모들이 고인의 사망 여부를 알고서 고성을 질렀는지 해당 보고서는 적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언론[창]에 "해당 학부모의 행위 일자 등의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교사 사망 당일 교감의 '교권 침해 미보고'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이 보고서 내용은 "당시 교감은 이 교사 사망 당일인 2021년 12월 8일에 (따돌림 항의) 학부모 면담을 직접 했지만, 학교장에게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호원초 교장과 교감... "교권침해 축소·은폐 금지 의무 위반"

이 학교 관리자의 부적절한 행동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보고서 내용을 보면 "이 교사 사망 이후에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구체적 사실 확인을 위한 목격자 진술, 증거물 수집 등의 지시와 학부모 조치를 포함한 재발방지 대책 수립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 내용은 "교권침해 발생 시 교육지원청에 보고할 의무가 있는데도 사망 건 외에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교육활동 침해행위 축소·은폐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의정부교육지원청의 행위도 문제로 지적됐다. 보고서 내용은 "두 명의 교사 사망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담임장학이 진행되었으나 사망 사고와 무관한 학사 운영 관련으로 협의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당시 호원초 관리자와 교육지원청 관계자 등에 대해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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