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손흥민, 지친 김민재…튀니지·베트남전 '혹사 우려' 어쩌나

김명석 2023. 10. 1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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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2441="">손흥민이 지난 9일 오후 경기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소집훈련을 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6위인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29위),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95위)과 잇달아 맞붙는다. 연합뉴스</yonhap>
<yonhap photo-3924="">10일 오후 경기도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 공개훈련에서 대표팀 이재성-김민재가 스트레칭하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로테이션은 없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파들의 10월 A매치 평가전 2연전 활용법에 대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단언이다. 상대는 튀니지와 베트남이지만, 사실상 두 경기 모두 손흥민과 김민재의 선발 출전을 예고한 것이다. 부상 여파도, 극심한 피로도도 중요하지 않다. 이른바 ‘혹사 우려’도 뒤따라올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9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에서 유럽파 선수들의 ‘과부하’ 우려와 관련된 질문에 “피로도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고 시차 적응도 해야겠지만, 팬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 90분을 뛰고 싶어 할 것”이라면서도 “로테이션을 하거나 (선발에서) 빼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장거리 이동과 시차 적응 등 유럽파 선수들의 피로감은 불가피하겠으나 그렇다고 이들의 출전과 휴식 여부를 두고는 고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특히 두 번째 상대인 베트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로 평소 기회를 받지 못하던 선수들을 시험대에 올릴 기회일 수도 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사실상 두 경기 모두 ‘최정예’를 내세우겠다는 계획이다.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공·수 핵심인 손흥민과 김민재는 혹사 우려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둘 모두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yonhap photo-3838="">10일 오후 경기도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 공개훈련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에게 훈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손흥민은 사타구니 부상 여파로 이미 지난달부터 소속팀에서조차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팀의 주장이자 손흥민을 교체 아웃시킬 정도로 관리해주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러나 지난달 A매치 2연전 모두 손흥민을 90분 이상씩 출전시켰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김민재 역시 바이에른 이적 후 대부분의 경기를 선발 풀타임 출전하면서 숨을 고를 기회가 적었다. 최근엔 가벼운 부상 여파로 컵대회에서 휴식도 취했다.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인데도 장거리 이동에 이은 A매치 2연전 선발 출전까지 예고된 셈이다.

일본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최근 에이스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를 대표팀에 발탁했지만, 소집 직전 컨디션을 이유로 제외했다. 미토마는 리버풀전 포함 최근 3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 출전했다. 사실상 배려 차원의 제외다. 덕분에 미토마는 A매치 기간 휴식을 취하며 숨을 고를 수 있게 됐다. 대신 선수는 A대표팀 발탁이 처음인 오쿠누키 간지(뉘른베르크)다. 일본은 이번 평가전을 통해 에이스의 체력 안배를 넘어 선수층을 넓힐 수 기회까지 스스로 마련한 것이다.

문제는 혹사 수준의 출전이 자칫 ‘후폭풍’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A매치 기간 부상이 발생하는 이른바 FIFA(국제축구연맹) 바이러스는 모든 선수와 구단이 가장 경계하는 일이다. 그 후폭풍이 한국 선수들만 피해 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이 위험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선 대표팀 차원의 철저한 관리와 배려가 필요한데, 클린스만 감독의 시야엔 당장 이달 A매치 2경기만 있는 모양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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