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확전되나… 시리아·레바논도 이스라엘 겨냥 포격

전웅빈 2023. 10. 1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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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접경 국가인 시리아에서 다수의 포탄이 이스라엘 영토 내로 발사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레바논, 시리아 등 인접 국가로 전이돼 국제 분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은 확전에 대비한 비상 계획 수립에 착수하고 동맹·파트너와 협의를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시리아 영토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다수의 포탄이 발사됐다고 이스라엘군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X(엑스·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을 겨냥한 시리아의 여러 발사체가 확인됐고, 일부가 이스라엘 영토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하마스 공격이 시작된 지난 7일 이후 시리아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이 발사된 건 처음이다.

이스라엘 공군은 이날 레바논 영토에서도 이스라엘 북부로 약 15발의 미사일이 발사됐고, 방공망을 통해 4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은 레바논 남부 해안 도시 티레에서 로켓포 발사가 감지됐다고 전했다.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자신이 이번 공격의 배후라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예루살렘타임스는 “시리아와 레바논에서 총격이 발생하며 다각적 전쟁이 이스라엘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제 하마스는 레바논과 시리아의 테러 단체와 합류했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도 전쟁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예멘 후티 반군 지도자 압델 말렉 알 후티는 “가자 지구 문제에는 레드라인이 있다. 미국이 가자 지구 분쟁에 개입하면 미사일과 드론 등을 발사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라크 시아파 정치 단체를 이끄는 알 아미리 역시 전날 “그들(미국)이 개입한다면 우리도 개입할 것”이라며 “미국이 이 분쟁에 공개적으로 개입하면, 우리도 주저하지 않고 표적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장교들이 하마스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F),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등 이란 지원을 받는 4개 무장 단체와 이스라엘 공격을 공모하고 이후 확전을 계획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해당 보도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부인했지만, 분쟁 지역은 계속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확전 억제에 주력해 온 미국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나섰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긴장 악화 시나리오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며 “우리는 이제 이 계획수립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향후 전개될 수 있는 잠재적인 시나리오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역내 민병대 등 다른 위협 세력에 대해 “그들이 긴급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고, 현 상황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만약 그렇게 하면 미국의 단호한 대응과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그러면서 제럴드 R. 포드 항모타격단의 이스라엘 전진 배치가 “하마스 때문이 아니라 전쟁 확대를 모색할 수 있는 국가나 비국가 행위자들에 분명한 억제력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 정세를 악용하는 것을 고려하는 적들을 포함해 모든 사람에게 분명히 말하는데 미국은 항상 이스라엘 편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집중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원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지원, 인도·태평양에서 동맹국 지원, 이스라엘 지원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자원, 도구, 역량이 있다”며 “우리 임무의 일부는 모든 전구에서 한꺼번에 일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하는 것이며, 바로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이스라엘에 급파했다. 블링컨 장관은 12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고위 인사들과 면담한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 싸움을 지지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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