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서는 최희문·홍원식…‘혹시 우리 CEO도?’ 증권가 노심초사
27일 금융위·금감원 종합감사에 추가 증인 채택할지 주목
11일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증권사 현직 최고경영자(CEO)로는 하이투자증권의 홍원식 사장과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당초 증인 채택이 유력시됐던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등의 수장이 배제돼 '반쪽 국감' '맹탕 국감'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홍원식 사장만 유일하게 증인으로 채택됐다가 막판에 최희문 부회장이 추가되면서 증권가는 또 다른 CEO도 불려갈지 긴장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4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감사 일반증인 19명과 참고인 11명에 대한 출석 요구 안건을 의결했다. 여기에 증권사 현직 CEO로는 홍원식 사장만 포함됐다. 그러던 정무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17일 열리는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증인으로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또 다른 CEO가 증인으로 채택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금융위·금감원 종합감사에 증권사 수장이 추가로 소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20일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증인 출석요구서 발부는 최소 7일 전에 이뤄져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홍원식 사장 호출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올해 자본시장 대상 국감의 최대 화두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특혜 환매, 주가조작 등이어서다. 이에 증인 후보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 등이 유력했다.
홍원식 사장은 'PF(프로젝트파이낸스) 상품 꺾기 관련 소비자 보호 실태' 파악을 이유로 증인에 채택됐다. 꺾기란 대출을 조건으로 예금이나 적금, 보험, 펀드 등 기타 다른 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하이투자증권이 PF 대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담보 추가와 상품 추가 가입을 유도한 것으로 정무위원회에서 파악하고 홍 사장을 증인으로 요청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신용평가사로부터 PF 우발채무 규모가 커서 유동화증권 차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PF 우발채무는 재무제표상 부채로 잡혀 있진 않지만 시행사가 어려워질 경우 부채로 바뀔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81.5% 수준이다. 자기자본 3조원 이하 다른 증권사의 평균치(55%)와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또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지주 계열이라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적한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정무위원회가 최희문 부회장을 증인으로 부른 이유는 '이화전기 그룹 매매 정지 이전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량 매도' 관련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다. 메리츠증권은 이화그룹 3사의 주식 매매가 정지된 지난 5월10일 직전 이화전기 지분 전량(전체 지분의 32.22%)을 매도해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의혹을 받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매도 기간은 5월4일부터 10일이다. 해당 주식은 메리츠증권이 2021년 10월 이화전기가 발행한 4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면서 확보한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것이다. 주식 매각 차익과 이자를 합치면 메리츠증권이 거둬들인 이익은 1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그룹사인 이아이디의 BW로도 230억원 수준의 차익을 챙겼다.
홍원식 사장에 이어 최희문 부회장이 증인으로 국감에 호출되면서 금융투자업계는 자사 수장의 증인 채택 여부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27일로 예정된 금융위·금감원 종합감사에 추가로 증권사 등의 수장이 소환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8월 발간한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정무위 국감 중점 주제로 '시세조종 등 불공정행위 재발 방지'가 포함돼 있다. 올해 증시에 큰 충격을 줬던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라임펀드 특혜성 환매 논란 등과 관련 증인 채택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최현만 회장은 라임펀드 특혜성 환매 의혹으로, 김익래 전 회장과 황현순 대표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이 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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