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적이 될까… AI '크리에이터' 그리고 美작가조합 파업[정진영의 독설]
정진영 2023. 10. 11. 06:05
독설(讀說). 읽고 말한다는 의미입니다. ‘정진영의 독설’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사안을 한 번 더 깊게 들여다보고 기사로 푸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인간적인가 인간의 적인가.’ AI와 인간이 공존하는 근미래를 다룬 영화 ‘크리에이터’의 카피다.
‘크리에이터’의 배경은 2070년. AI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경지까지 기술이 발달했고, 이런 와중에 AI들은 인간의 차별을 피하기 위해 사람의 얼굴 같은 외피를 입는다. AI와 공존을 바라는 사람들이 기증한 얼굴을 본떴다.
‘크리에이터’ 속 AI는 일종의 상징이지만, 영 없을 이야기는 아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영화 배경이 2070년이 아니라 2023년이어도 됐을 뻔했다”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AI는 이미 우리의 생활에 많이 스며들어 있다. 결국 어느 시점에는 기계로 대변되는 AI와 공존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고민은 현재 여러 직종에서 치열하게 논쟁 중이다. 기계가 인간 작업에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이제 대체할 수 있게 된 세상. 스스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AI는 이제 단순 노무 이상을 대체한다. 하물며 인간의 영역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예술까지.
‘인간적인가 인간의 적인가.’ AI와 인간이 공존하는 근미래를 다룬 영화 ‘크리에이터’의 카피다.
‘크리에이터’의 배경은 2070년. AI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경지까지 기술이 발달했고, 이런 와중에 AI들은 인간의 차별을 피하기 위해 사람의 얼굴 같은 외피를 입는다. AI와 공존을 바라는 사람들이 기증한 얼굴을 본떴다.
‘크리에이터’ 속 AI는 일종의 상징이지만, 영 없을 이야기는 아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영화 배경이 2070년이 아니라 2023년이어도 됐을 뻔했다”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AI는 이미 우리의 생활에 많이 스며들어 있다. 결국 어느 시점에는 기계로 대변되는 AI와 공존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고민은 현재 여러 직종에서 치열하게 논쟁 중이다. 기계가 인간 작업에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이제 대체할 수 있게 된 세상. 스스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AI는 이제 단순 노무 이상을 대체한다. 하물며 인간의 영역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예술까지.
최근 할리우드를 뒤흔든 63년만의 작가 및 배우조합 동반 파업에는 AI의 영향이 있다. AI가 시나리오를 쓰고, AI 배우의 목소리를 실제 배우들에게 요구하는 데 대한 거센 반발이었다.
AI 성장의 먹이는 빅데이터. 이 같은 데이터는 어디에서 오는가. 미국 작가 조합 측은 “생성형 AI가 (작가들의) 언어, 이야기, 아이디어를 학습하고 흉내내고 있다. AI 기술은 작가들의 작품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우들 역시 딥페이크 등의 기술로 구현한 AI의 연기가 자신들을 대체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자동화를 통해 인간이 기계에 의해 대체되는 상황이 여러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잖아요. 그게 예술에도 들어온 거죠. 저는 예술은 인간의 표현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쓴 글, 연기로 구현되는 것이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표현을 AI가 뺏게 해도 될까요.”
영화 ‘서치’로 유명한 할리우드 한국계 배우 존 조는 최근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진행된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자회견에서 파업의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존 조 역시 배우조합 소속이다. 이날 그는 파업 동참 차원에서 자신의 할리우드 출연작에 대해선 하나도 언급하지 않았다.
“잘못된 일은 모두 다 너희 탓이야.” 역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국 드라마 ‘이어즈&이어즈’에서 시대의 변화를 목격한 할머니 뮤리얼 디컨(앤 리드)은 식구들을 모두 모아 두고 이렇게 이야기한다. 할머니는 말한다. “여기 있는 우리 모두 앉아서 종일 남 탓을 해. 경제 탓을 하고 유럽 탓을 하고 야당 탓을 하고 날씨 탓을 하며 광대한 역사의 흐름을 탓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핑계를 대지. 우린 너무 무기력하고 작고 보잘것없다고 말이야. 그래도 우리 잘못이지. 왜 그런 줄 아니? 1파운드 티셔츠 때문이야.”
1파운드짜리 티셔츠는 거부할 수가 없다. 품질이 좋지 않더라도 편하게 받쳐 입을 티셔츠가 있으면 좋으니까. 사람이 근무할 필요가 없어 24시간 쉬지 않고 커피를 만들어내는 로봇암 카페를 새벽 휴게소에서 만났을 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는 것처럼.
‘크리에이터’는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AI를 상정한다. 영화 속 AI들은 동료를 걱정하고 아이들을 챙기고 평화를 사랑한다. 그런 한편 영화 속 ‘착한 AI’들에 의해 자신의 자리를 뺏긴 ‘못된 인간’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인간성을 잃은 못된 사람은 AI에 의해 대체돼도 좋을까.
“난 모든 게 잘못되는 걸 봤다. 시작은 슈퍼마켓이었어. 계산대 여자들을 자동 계산대로 바꾼 게 시작이었지. 실은 우리도 좋아해. 그 계산대를 좋아하고 원해. 거닐다가 장 볼 물건을 고르기만 하면 되거든. 계산대 여자와 눈 마주칠 일 없지. 우리보다 적게 버는 여자 말이야. 이제 없어졌어. 우리가 없앴고 쫓아낸 거야.”(‘이어즈&이어즈’ 속 뮤리얼 디컨의 말)
여기서 질문을 바꿔보고 싶다. 우리가 지켜야할 건 인간의 자리인가 인간성 그 자체인가. AI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인간 사회에 들어올, 어쩌면 머지않을 미래에 우리는 무엇을 지켜내며 살아야 할 것인가. ‘크리에이터’가 쏘아올린 질문은 참 묵직하고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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