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다음엔 북·중 도발 가능성"…美 전망 나왔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에 이어 북한과 중국이 기회주의적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미국에서 나왔다.

조셉 보스코 전 미국 국방부 중국 담당 국장이 10일(현지시간) 의회 전문 매체 '더힐'에 기고한 '미국은 사방에서 적과 마주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다.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언급하면서 "세계는 지금 4막으로 구성된 문명사 비극의 두 번째 단계를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문명사 비극의 1막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막은 이란을 배후로 하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다. 그는 그다음으로 중국과 북한을 거론했다. "중국이나 북한발 반(反)서방 캠페인의 다음 단계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보스토니치 우주기지 참관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보스코 전 국장은 "미군 지도자들은 중국의 군사행동이 예상되는 시기를 수십 년에서 5~6년으로, 이제는 2년 미만으로 계속 단축하고 있다"며 "(중국이) 대만의 작은 섬 중 하나 이상을 봉쇄하거나 점령하는 등 전면적 침략 수준 이하의 공격 형태는 이 시기가 더 단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3차 세계대전 가능성을 우려해 지상군 파병 불가와 비행금지 구역 설정 반대 방침을 밝혔던 것을 거론하며 "만약 중국이 대만의 섬을 침공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보스코 전 국장은 또 "반서방 4각 구도, 즉 러시아와 이란, 중국과 북한 가운데 가장 거친 와일드 카드"라면서 북한의 도발도 우려했다. 그는 "김정은은 미국 동맹국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한국 또는 일본의 영토와 자산에 대한 도발을 통해 바이든 정부에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들 4명의 독재자들에게 미국이 대응 수단이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약점을 보일 경우 모험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한편 북한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과 관련해 하마스의 편을 드는 모양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팔레스티나(팔레스타인)와 이스라엘 사이의 대규모 무장 충돌 발생'이라는 기사를 통해 "국제사회는 이번 충돌사태가 팔레스티나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범죄 행위의 결과라고 하고 있다"면서 "유혈적인 충돌을 종식시킬 수 있는 근본 출로는 독립적인 팔레스티나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