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험지론'의 양면…"기득권 내려놓기" vs "비명계 정리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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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에서 3선을 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전통적 험지인 서울 출마를 선언하면서 양당간 '혁신 경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중진들에 대한 '험지 출마론'이 나오고 있는데, 당 내 비명(非明)계에서는 '험지 출마론'이 자칫 비명계에 대한 정리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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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당도 높은 사람들도 포함될 수도"
하태경 "비명계 다선 축출 명분 삼을까 우려"
부산 해운대에서 3선을 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전통적 험지인 서울 출마를 선언하면서 양당간 '혁신 경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중진들에 대한 '험지 출마론'이 나오고 있는데, 당 내 비명(非明)계에서는 '험지 출마론'이 자칫 비명계에 대한 정리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0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하 의원의 서울 출마를 국민들은 혁신이라고 바라볼 것"이라며 "우리 민주당 중진들의 보신주의에 대해서 국민들이 좋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 경쟁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하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총선에서 제 고향 해운대를 떠나 서울에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3선을 한 부산 해운대갑을 뒤로 하고 험지 출마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같은 하 의원의 움직임이 국민들에게는 '변화', '혁신'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분석이다.
그는 "국민들의 시각에서 볼 때 이것은 굉장히 변화 하고 정치적 희생으로 여겨질 공산이 크다"며 "제 개인적 생각이기는 합니다마는 3선 이상 다선 의원들이 험지 충청이나 영남으로 옮겨서라도 당에 헌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3선 이상 중진들이 기존의 지역구에서 불출마하고, 당의 지지세가 약한 '험지'를 찾아가 출마해야 한다는 이른바 '험지 출마론'은 매번 선거 때마다 거대 양당간 혁신 경쟁 차원에서 자주 언급되는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하 의원의 험지 출마 선언에 대응해 민주당 내에서도 중진들의 험지 출마론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친명(親明)계를 중심으로 비명계에 대한 축출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상황에서 험지 출마론이 자칫 '비명계 정리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비명계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그것(불출마 선언)은 중진뿐만 아니고 당도 높은 사람들도 거기에 포함이 될 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도 높은 사람들'이란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에 의해 비명계로 낙인찍힌 이들이다.
민주당 강성 지지자 '개딸' 들은 친명계와 뜻을 달리하는 이들을 '수박(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라 부르며 이들의 '당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강병원·김종민·윤영찬·최종윤·홍영표 의원 등 5인이 가장 높은 단계의 '당도 5' 인사로 분류돼 있다.
그는 '험지 출마론이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정리 수단으로 쓰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중진 험지론이 됐든 수박 축출론이 됐든 현직을 자꾸 빼내야 룸(공간)이 생기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험지 출마를 선언했던 하 의원도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서 "민주당의 혁신은 우리 당 혁신하고 조금 성격이 다르다. 지금 어쨌든 권력을 쥔 게 친명 쪽이니 친명 쪽에서 많이 내려놓는 게 어떻게 보면 혁신일 수가 있다"며 "제가 서울 나오는 걸 계기로 비명계 다선 축출하는 명분으로 삼지 않을까 해서 제가 좀 조심스럽다"고 우려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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