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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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직후 이스라엘군은 실종자수색대를 창설했다.
이런 정서를 잘 아는 이슬람 무장단체는 인질극을 적극 활용했는데, 군사작전으로 구출에 성공한 예는 드물다.
뮌헨올림픽에서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들을 인질로 잡았을 때는 구출작전 중 총격전에 인질 9명이 모두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테러조직이 민항기를 납치해 벌인 인질극에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형이 특공대를 이끌고 구출하러 갔다가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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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직후 이스라엘군은 실종자수색대를 창설했다. 2000명 넘는 군인이 행방불명 상태로 집계되자 그들을 찾는 부대를 만들었다. 죽었다는 증거라도 가족에게 전해주기 위해 이 부대는 지금도 당시 흔적을 쫓고 있다. 오랜 세월 분쟁을 겪으며 그리됐을 텐데, 이렇게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이스라엘을 지탱해왔다고들 한다. 아랍국 틈바구니에서 버텨내려면 국민의 단결된 힘이 필요했을 테고, 그걸 이끌어내려면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믿음을 줘야 했을 것이다.
2011년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에 납치돼 5년째 억류 중이던 길라드 샬리트 상병을 데려오기 위해 팔레스타인 죄수 1027명을 석방했다. 단 한 명을 구하려고 테러범 무기수 280명이 포함된 1000배를 내줬다. 당시 이스라엘 여론은 이 불균형 협상안에 80%가 찬성했다. 테러 희생자 유족 단체까지 “내 가족을 죽인 이들을 풀어주고 샬리트를 데려오라”고 했다. 2008년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인 시신 2구를 볼모로 생포된 조직원 5명과 시신 199구를 받아냈다.
이런 정서를 잘 아는 이슬람 무장단체는 인질극을 적극 활용했는데, 군사작전으로 구출에 성공한 예는 드물다. 뮌헨올림픽에서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들을 인질로 잡았을 때는 구출작전 중 총격전에 인질 9명이 모두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테러조직이 민항기를 납치해 벌인 인질극에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형이 특공대를 이끌고 구출하러 갔다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 주말 하마스의 기습 공격은 ‘기습 납치’에 가까웠다. 민간인 150여명을 잡아가 인간방패로 삼았다. 이들의 목숨을 볼모로 반격을 저지하면서, 이스라엘인들의 오랜 정서가 발동해 몸값을 부르게 될 날을 기다리려 한다. 벌써 여럿이 살해당했다. 이스라엘군은 “가혹한 보복”과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엇갈린 다짐을 함께 내놨는데, 기습의 충격이 너무 커서 당장은 “어서 데려오라”는 여론이 일기 어려울 듯하다. 테러 세력의 비열한 전략에 무고한 이들의 생명이 위태로워졌다.
태원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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