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적 사랑을 詩로… ‘사랑의 시인’ 김남조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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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단의 원로로 '사랑의 시인'으로 불린 김남조 시인이 10일 오전 별세했다.
고인은 모윤숙, 노천명의 뒤를 이어 1960년대를 대표한 여성 시인이었으며 평생 1000여편의 시를 남겼다.
주로 기독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사랑과 윤리 의식을 시로 형상화하며 '사랑의 시인'으로 불렸다.
고인은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국시인협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 회장, 한국방송공사 이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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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등단, 1953년에 첫 시집
19개 시집에 시 1000여편 남겨
한국 시단의 원로로 ‘사랑의 시인’으로 불린 김남조 시인이 10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6세.
1927년 경북 대구 출신인 고인은 일본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으며 1948년 서울대 국어교육과 재학 중 연합신문에 시 ‘잔상’, 서울대 시보에 시 ‘성수’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53년 6·25전쟁의 참화 속에서 첫 시집 ‘목숨’을 출간했으며, 2020년 아흔세 살에 열아홉 번째 시집 ‘사람아 사람아’를 발표했다.
고인은 모윤숙, 노천명의 뒤를 이어 1960년대를 대표한 여성 시인이었으며 평생 1000여편의 시를 남겼다. 주로 기독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사랑과 윤리 의식을 시로 형상화하며 ‘사랑의 시인’으로 불렸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종교적 경건함과 신성 탐구, 그것을 지상의 사랑으로 연결하고 결속하는 상상력”이라고 고인의 문학세계를 묘사했다.
고인은 마지막 시집인 ‘사람아 사람아’에 수록한 ‘내 심장 나의 아가’라는 시에서 “사과 크기의/생명 피 주머니/너를 마음이라 부른다/마음 있어 내가 사람으로 살았다”고 인생을 회고했다.
고인은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국시인협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 회장, 한국방송공사 이사 등을 역임했다. 1993년 국민훈장 모란장, 1996년 대한민국예술원 문학 부문예술원상, 1998년 은관문화훈장, 2007년 만해대상 등을 받았다.
고인의 남편은 서울 세종대로에 있는 충무공 동상을 만든 1세대 조각가 김세중(1986년 작고)이다. 남편과 함께 지내던 서울 효창동 자택을 2015년 50억원의 사재를 털어 리모델링해 문화예술공간 ‘예술의 기쁨’을 개관했다.
개관식에서 고인은 “저렴한 대관료로 예술인이 언제든지 이용하고, 관객들도 항상 조각전을 볼 수 있고 시 낭송회도 즐기며 따뜻한 가슴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내가 세상을 떠나서도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유족으로는 아들 김영·김범(설치미술가)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발인은 12일.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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