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발전 vs 정권 심판… 주민 “공약 엇비슷, 당 보고 찍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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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발전'인가, '정권 심판'인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9일, 강서구에서 만난 구민들의 민심은 두 가지 선택지로 갈라지고 있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윤석열정부 심판으로 여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면서 "정부·여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바로잡는다면 강서구민들이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진교훈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강서구민들은 정권심판론에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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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가보니 “대선이나 총선 방불”
“힘 있는 후보 재개발 기대” 與 지지
“현 정권에 경고 메시지” 민주 지지
‘지역 발전’인가, ‘정권 심판’인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9일, 강서구에서 만난 구민들의 민심은 두 가지 선택지로 갈라지고 있었다. 현장에서 살펴본 강서구 보궐선거 열기는 뜨거웠다. 지역 주민들은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해 총력전을 펼친 이번 보궐선거를 두고 “대선이나 총선을 방불케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의 필승 전략은 ‘힘 있는 여당 후보’라는 구호에 녹아 있다. 강서구 현안인 구도심 재개발과 김포공항 인근 고도제한 등 문제를 풀기 위해선 ‘윤석열 대통령·오세훈 서울시장’ 라인에서 힘을 받을 수 있는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논리다.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 관계자는 “우리의 핵심 키워드는 ‘재개발’”이라며 “여당 실세 구청장이라야 강서구가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화곡동 남부시장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김모(55)씨는 “민주당에서 구청장을 계속해 왔는데, 십수년 동안 발전한 게 하나도 없다”며 “예를 들어 김 후보가 추가하겠다고 공약한 ‘모아타운’(노후 주거지 재개발 사업) 같은 경우 서울시가 주관하니 오 시장 덕을 보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서구 20년 토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조모(57·여)씨도 “김 후보는 짧은 임기였지만 지역 숙원사업을 집중해서 추진했다”며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싶어서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6일 곧바로 투표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정권 심판’을 강조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윤석열정부 심판으로 여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면서 “정부·여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바로잡는다면 강서구민들이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진교훈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강서구민들은 정권심판론에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양천향교역에서 만난 회사원 이모(32)씨는 “‘묻지마 민주당’ 투표를 할 것”이라며 “정권 2년 차인데 계속 협치를 하지 않는 현 정권에 경고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방화동 방신전통시장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강모(74)씨는 “국민의힘이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말하지만, 이 대표 범죄 혐의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김 후보를 두고 ‘대통령과 핫라인이 있는 후보’라고 강조한 데 대해선 ‘역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화곡4동 주민 김모(62·여)씨는 “대통령과 오히려 단절하고 가도 시원찮을 판에 핫라인은 무슨 핫라인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인터뷰에 응한 강서구민들은 여야 지지 성향과 무관하게 이번 보궐선거를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여기고 있었다. 방화역에서 만난 배모(31·여)씨는 “총선 전 유일한 선거인만큼 수도권 민심에 영향을 반드시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 투표가 아닌 정당 투표로 흘러가는 분위기도 선명했다. 강서구민들은 ‘각 후보의 정책을 기준으로 투표하는가’라는 질문에 “양당 공약이나 정책에 별 차이가 없다”거나 “정책은 모르고 정당만 보고 찍는다”고 답변했다. 강서구에 30년 넘게 거주한 강모(55·여)씨는 “여야 후보 모두 고도제한 완화를 말하는데 토박이들이 볼 때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누가 이기든 자만하면 큰코다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박장군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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