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 선교적으로 성경 읽기

2023. 10. 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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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흐름 중 하나는 성경 해석에 대한 성도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는 것이다.

성경 해석에 관한 관심은 그러므로 분명 한국 교회를 새롭게 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경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세상을 구원하는 삼위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인 동시에 그 선교에 참여하는 교회 공동체의 이야기라는 목표와 방향 가운데서 성경을 읽자는 것이다.

우리의 성경 읽기와 해석은 지적 욕구를 위한 것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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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흐름 중 하나는 성경 해석에 대한 성도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것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교회마다 성경 읽기와 통독에 전념했던 것에서 이어진 긍정적 결과라 할 수 있다. 성도들은 단순한 읽기를 넘어 성경을 잘 해석하고 이해하고 싶은 열망을 자연스럽게 갖게 된 것이다.

분명 이것은 한국 교회 전체적인 측면에서 생각할 때 매우 고무적이고 반가운 소식이다. 종교개혁의 본질은 일부 사제만의 전유물이었던 성경을 성도들에게 되돌려 준 것에 있었다. 개혁자들에 의해 자국어로 번역되고 가르쳐진 성경은 교회와 성도를 새롭게 빚는 원동력이 됐다. 성경 해석에 관한 관심은 그러므로 분명 한국 교회를 새롭게 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주제와 관련해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은 성경 해석의 방향을 어떻게 잡을 것이냐 하는 문제다. 어떤 분들은 그런 해석 방향 없이 객관적이고 학문적인 방법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서 보다 객관적인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성도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씀하는 분들도 있다.

분명 계몽주의 시대 이래로 성서학이라는 학문이 발달하면서 이전보다 더 풍성하게 성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측면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연구 성과들을 성경 해석에 적용하는 일도 필요하다. 필자도 소위 비평적인 연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 왔으며 후배 목회자들에게도 그런 형식의 주석서를 권하기도 한다.

그런데 순수하게 아무런 의도 없이 본문에 접근하는 것이 해석에 대한 가장 좋은 태도라는 주장은 일종의 환상으로 볼 수도 있다. 해석자가 진공상태에서 본문을 읽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학계에서도 일반적으로 받아들여 지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해석이든 해석자의 의도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중요한 건 해석의 목적과 방향을 어디에 둘 것이냐 하는 문제다. 감사하게도 우리는 그것을 다름 아닌 예수님의 말씀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또 이르시되 이같이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고 제삼일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것과 또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눅 24:46~48)

예수님의 이 말씀은 성경의 내용과 목적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에 관한 것이다. 또한 그로 말미암은 회개가 모든 족속에게 전파되는 선교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 둘을 잇는 중요한 고리가 있다. 바로 교회 공동체가 ‘증인’으로 부름 받았다는 사실이다.

영미의 복음주의 학자들은 20여 년 전부터 이런 해석 원리를 따라 ‘선교적 성경 해석학’이라는 접근법을 제안해 왔다. 성경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세상을 구원하는 삼위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인 동시에 그 선교에 참여하는 교회 공동체의 이야기라는 목표와 방향 가운데서 성경을 읽자는 것이다. 성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그러나 이미 성경이 스스로 말씀하고 있던 방향으로 해석하자는 제안이다.

이 같은 선교적 성경 읽기는 무엇보다 교회에 왜 성경을 줬는지를 다시 인식하게 한다. 분명 성경은 우리에게 영생을 주는 말씀이다.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증인 공동체로 교회를 빚어가기 위한 말씀임을 우리는 깨닫게 된다. 우리의 성경 읽기와 해석은 지적 욕구를 위한 것일 수 없다. 오히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한 읽기와 해석이어야 한다.

(삼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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