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손에 북한제 로켓…북, 중동서도 무기 공급 ‘큰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에 북한산 무기를 사용한 정황이 나왔다. 북·러 정상회담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대러 무기 지원국으로 부상한 북한이 중동에도 무기를 공급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0일 군사 전문 블로거 ‘워 누아르’를 인용해 “하마스 대원 한 명이 북한에서 제작된 85㎜ F-7 고폭 파편 로켓을 소지한 것이 식별됐다”고 보도했다. 로켓추진유탄(RPG) 발사기인 F-7이 우회로를 통해 하마스 등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 국방정보국(DIA) 출신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RFA에 “하마스가 이전부터 북한의 F-7을 사용해 왔다”며 “이번 전쟁에서 F-7뿐 아니라 다른 북한 무기도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선 북한산 무기가 이란을 거쳐 하마스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오랫동안 북한의 주요 무기 밀수출 대상국이었다. 벡톨 교수는 “이스라엘은 북한 무기가 이란을 거쳐 하마스·헤즈볼라로 향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며 “2014년에도 북한은 하마스에서 수십만 달러를 받고 107·122㎜ 다연장 로켓 발사기, 통신 장비 등을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과 이란 등 중동 국가와의 무기 거래는 이미 오래전부터 상호 의존·보완적 성격을 가지고 진행돼 왔다”며 “북한 미사일 체계의 근본이 된 스커드 관련 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첨단 군사기술 분야에서 북한과 이란은 상호 기술 이전과 재이전 과정을 거치며 기술 고도화를 달성해 왔던 전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아랍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이 확대되는 것을 막는 데 노력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통신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10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회담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양호한 삶을 누릴 적법한 권리, 희망과 포부,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성취할 권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 주도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해 온 사우디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분쟁에 난감한 입장이다. 사우디로서는 그간 이슬람의 적대 세력으로 배척해 온 이스라엘 편을 들 수도, 탄압받는 이슬람 일원인 팔레스타인 행위를 규탄할 수도 없는 형국이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10일 하마스의 공격 배후가 이란이라는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 편을 드는 자들은 지난 2~3일간 이번 행동 배후가 이란이라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그들은 틀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시온주의 정권에 대한 공격을 계획한 사람들 손에 입을 맞춘다”며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9일 “중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공동의 친구”라며 “양자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안보와 발전을 함께 향유하는 것을 볼 수 있기를 진정 희망한다”고 중재 의지를 밝혔다.
워싱턴·베이징=김형구·신경진 특파원,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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