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내신 쏠림 감당 어렵다’ 판단… 내신 5등급제 전환

이도경 2023. 10. 1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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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10일 발표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의 핵심 축인 고교 내신 5등급제 전환은 고교 교육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사안이다.

교육부는 "고1에 집중됐던 내신 변별력을 고교 전 학년으로 분산하는 것"이라며 "'고1 내신 전쟁'과 과잉 선행 사교육을 유발하는 9등급제 대신 5등급제로 전환해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고, 협력 학습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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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집중 내신 변별력 전학년 분산
1등급 상위 10%… 인원 2.5배 증가
사진공동취재단


교육부가 10일 발표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의 핵심 축인 고교 내신 5등급제 전환은 고교 교육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사안이다. 훈령 개정 절차를 거쳐 2025년 고교 신입생부터 적용될 예정으로, 2005년 도입돼 20년간 유지됐던 석차 9등급제(상대평가)가 폐지되는 큰 변화다. 고교학점제 도입 후속 조치로 예상됐던 성취평가제(내신 절대평가)를 도입하지 않는 대신 등급 수를 줄여 내신 경쟁 부담을 완화하는 ‘절충안’을 택했다는 평가다.

교육부가 내신 5등급 체제에서 설정한 등급별 비율은 1등급은 상위 10%다. 2등급은 34%까지, 3등급은 66%까지다. 산술적으로는 현행 9등급제와 비교해 1등급 인원이 2.5배 증가한다. 기존 3~4등급 구간에 있었던 인원은 2등급 이내로 들어오게 된다. 고교 내신의 상위권 변별력이 줄어드는 것이다.


평가는 결국 대학이 하는 것이므로 개별 고교에서 생산된 학생의 성적이 어디까지 대학에 제공되는지가 관건이다. 교육부는 상대평가와 함께 절대평가 요소를 섞어 변별력 하락을 보완했다는 입장이다. 원점수와 함께 A~E로 구분된 성취도, 성취도별 분포비율, 과목평균, 수강자 수 등을 종합적으로 대학이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교사 개인의 주관적인 평가인 A~E 학점에, 석차등급 등을 조합하면 대학이 충분히 학생을 변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지난 정부에서 설계해 놓은 고교학점제 도입 시 내신 평가 방안을 유지했을 경우 학교 교육의 파행을 피하기 어려웠다고 교육부는 강조한다. 2021년 발표된 고교학점제 내신 평가 방안에서는 1학년에서 주로 배우는 공통과목은 9등급 상대평가가 유지되고, 2~3학년에 배우는 선택과목은 5등급 절대평가로 전환키로 했었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려면 고교 내신 성적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게 필요했다. 상대평가 체제에선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으로의 쏠림 현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교 전 학년의 내신 성적이 절대평가로 전환할 경우 대학들이 고교 내신 자체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1학년 내신의 경우 상대평가를 유지키로 했었다.

하지만 이 경우 고1 내신 성적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우려가 컸다. ‘고1 내신 성적이 저조하면 자퇴 후 수능 준비 인원 급증’ ‘고1 내신 성적을 위한 선행학습 수요 폭증’ ‘내신 부풀리기로 2~3학년 성적은 대학이 반영 않을 것’ 등 비판이 나왔다.

결국 교육부는 고교 교육 황폐화를 막기 위해 고교학점제 취지를 일부 퇴색시키더라도 성취평가제 도입을 포기하고 경쟁 완화를 위해 5등급을 택했다고 설명한다. 교육부는 “고1에 집중됐던 내신 변별력을 고교 전 학년으로 분산하는 것”이라며 “‘고1 내신 전쟁’과 과잉 선행 사교육을 유발하는 9등급제 대신 5등급제로 전환해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고, 협력 학습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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