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엉터리 대법원장 추천 사과를”…여당 “진보 김선수 대행체제 노리나”

문현경, 김기정 2023. 10. 1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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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10일 시작됐지만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방위원회 국정감사는 파행을 겪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을 좌석 앞에 붙이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피켓을 내리라며 국감장 입장을 거부했다. 전민규 기자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첫날부터 여야가 정면충돌하며 일부 상임위원회가 파행됐다. 여야는 법제사법위·과학기술정보통신위 등 이날 열린 10개 상임위마다 각종 현안을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10일 대법원 국정감사장에선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로 인한 사법 공백 사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여야가 격돌했다. 소병철 민주당 의원은 “엉터리 같은 대법원장 후보를 추천해 국민이 법관 전부에 대해 오해하게 한 것은 여러분(법원) 책임이며 행정처장이 대국민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가 비상장 주식 신고 누락으로 얻을 이익도 없고, 신고하더라도 불이익도 전혀 없는데 단순 과실을 민주당이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법사위원장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대법원장 궐위를 장기화해 노무현 정부 때 문재인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직속 보고를 했던 김선수 대법관이 권한대행을 하는 것을 노리고 정치적으로 이렇게 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현재 대법원장 권한대행을 맡은 안철상 대법관이 내년 1월 퇴임하면 진보 성향의 김선수 대법관이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것을 두고 한 얘기다. 이에 소병철 의원은 “위원장석에서 질의하면 민주당은 단체 퇴장하겠다”고 반발했다.

이날 오전 신 장관이 국정감사가 열리지 못하자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에 대한 평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기각 사유 중 이렇게 자세하고 수미일관하며 논리가 있는 건 근래 보기 드물다”고 했다.

반면에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빠진 거라곤 이재명 대표의 자백밖에 없는데 자백해야 영장이 발부되는 건 아니지 않냐”며 기각 결정을 비판했다. 또 이재명 대표가 지난 6일 법정에서 정진상 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포옹한 것 관련해,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포옹을) 허용한 것은 심각한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방위 국정감사는 야당의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 요구 피케팅과 이에 대한 여당의 반발로 파행했다. 야당 위원들은 국감 시작 전 ‘부적격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하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좌석 테이블 앞에 일제히 붙였다.

야당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과 정의당에선 청문회 때 신 장관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판단했는데 임명됐다. 이(피케팅)를 구실로 국민의힘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고, 여당 간사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 투쟁하는 것을 장병들이 보면 뭐라고 하겠느냐”고 맞받았다. 국방위 국감은 8시간가량 개의가 지연됐고, 오후에 야당 중심으로 약 1시간만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감에선 여야가 ‘가짜뉴스’를 두고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김만배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을 예시로 들어 “가짜뉴스 차원이 아닌,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쿠데타적인 폭거”(김병욱 의원)라며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촉구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짜뉴스 대응팀 신설에 대해 “사사건건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게 월권적 행위다. 그게 신군부가 했던 언론탄압”(조승래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저는 그렇게 판단하지 않는다”며 반박하자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만약 방통위가 위법적이고 위헌적 행위를 했으면 다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책임지겠다”고 맞받았다.

문현경·김기정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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