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성남 부정부패 전수 안돼"…與, '반이재명' 고리로 중도층 호소
김기현·나경원·안철수 등 핵심 총출동
이재명 등판, 진교훈에 역효과 판단
"부정부패 척결에 투표해달라" 호소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판을 계기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막판 '민주당 심판론'에 불을 붙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물론이고 중도층에 넓게 퍼져 있는 '반(反)이재명 정서'를 고리로 중도층 표심 확장에 나선 대목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퇴원 직후 진교훈 후보 유세장을 방문한 것이 되려 민주당에 역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와 지도부는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서 마지막 집중 유세를 열고 총력전에 나섰다. 현장에는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지도부는 물론이고, 정진석 명예선대위원장, 권영세·안철수·나경원 캠프 상임고문, 김성태·구상찬 상임선대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에 기초한 지역 일꾼론을 띄우는 한편, 김 후보자가 '공익신고자'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는 "어처구니없게도 김명수 사법부가 공익을 위해 국민께 보고했던 것을 (공무상 비밀을) 사적으로 빼돌린 것과 똑같이 취급해 강서구민의 선택을 저버리게 했다"며 "구민과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나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 유세에서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공세에 집중했다. 이 대표는 전날 진교훈 후보 집중유세 현장을 찾아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달라"며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은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선거판 등판이 민주당 지지층 결집에 도움은 되겠지만, 중도층에서는 비호감도를 높이는 역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고려한 듯 유세 첫머리에 마이크를 잡은 김성태 상임선대위원장은 "이곳에 철면피 이 대표가 생색내기를 위해 나타났다"며 "강서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말로 정쟁을 일삼고, 지역 발전을 위해 일꾼 구청장을 뽑아야 하는 선거 자리를 정치판으로 만들어낸 이 대표를 확실히 심판하는 선거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부정부패 척결에 투표해달라. 토착형·권력형 비리부패 혐의 냄새가 풀풀 나고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그런 사람의 아바타를 구청장으로 뽑아 놓으면 강서구민의 체면이 뭐가 되겠느냐"며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는 반드시 척결한다는 의식을 강서구민께서 내일 (투표로) 꼭 보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나아가 "법원에선 환자행세를 하며 힘이 없다고 하는 사람이 어제 와서는 왜 그렇게 힘이 넘치는지 모르겠다"며 "유세장에 와서 무슨 투사처럼 하는데 앞뒤가 다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마 여기서 구속영장을 심사했으면 바로 구속됐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목에서 상당수 청중이 큰 소리로 답하며 호응하기도 했다.
나경원 상임고문은 "이 대표가 기세등등하게 나와서 국민 무서운 것을 보여달라고 하는데, 국민 무서운 걸 보여주자"면서 "내일은 이재명 명예회복이 아니라 김태우의 명예회복, 국민 무서운 것을 제대로 보여줘서 이제 민주당을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 연설을 위해 유세차에 오른 김 후보는 "이재명이 전략으로 공천장을 줬는데, 성남에서 (지자체장으로서) 어떻게 해먹었는지 전수하는 전술서냐. 정말로 어처구니없는 코미디"라며 "내용까지 갈 것도 없고 형식적 절차만 봐도 형편없는 민주당의 태도를 보면 강서구민을 모욕하는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내가 문재인 정권에서 조국의 비리를 폭로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나. 그 죄로 1심 유죄로 받았다는 것을 온 세상이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강서구민은 정의롭다 해주시고 강서구청장으로 선택해 주셨다"며 "강서구민을 위해 내가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느냐. 강서구민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이 자리에 다시 나왔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본 투표는 1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이에 앞서 지난 6~7일 사전투표를 진행했으며 투표율은 22.64%로 역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통틀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표는 오후 9시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오후 11시를 전후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궐이 총선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만큼 결과에 따라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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