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다섯살 두 딸과 아내가 끌려갔다"…하마스 인질 가족들 절규
"이스라엘이 민간인 주택 폭격하면, 포로 처형할 것"
"작은 아기일 뿐입니다. 제발 집으로 보내주세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노인과 여성, 5세 이하 어린이들을 포함해 150여명의 인질을 사로잡으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납치된 이들의 가족들은 "가능한 한 빨리 집으로 돌아오게 해달라"며 간절히 호소했다.
하마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민간인 주택을 폭격할 경우 포로를 처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교전 사흘째인 이날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정부 공보실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800명 이상, 부상자는 2600명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10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거주 중인 남성 요니 아셔는 아내 도론과 어린 두 딸 라즈(5)와 아비브(3)가 하마스 대원들에 의해 가자지구로 끌려갔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할 당시 아내와 통화 중이었다. 피랍되기 전 그의 아내와 두 딸은 가자지구 근처 친척집에 있었다.
그는 “토요일 아침 10시 30분쯤 아내와 마지막 통화를 했다. 아내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집안에 들어왔다고 얘기했다. 안전한 방에 있다고 했는데 곧 전화가 끊겼다. 한참 뒤 겨우겨우 위치추적을 했더니 가자지구에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요니 아셔는 전화가 다시 연결되지 않아 위치 추적을 한 결과 아내의 휴대전화가 가자지구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얼마 뒤 가족들이 트럭 짐칸에 실려 피랍되는 모습이 잠깐 나오는 동영상을 통해 피랍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나는 (사건 이후로) 잠을 잘 수 없다. 이 작은 아기들은 테러리스트에 의해 붙잡혀서는 안 됐다”며 “만약 저와 제 가족을 맞교환할 수 있다면 기꺼이 응하겠다”고 했다.
현재 SNS에는 이스라엘인들이 하마스 대원들에 의해 납치되는 장면이 다수 유포되고 있다.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노아 아르마가니(25)의 아버지 야코프는 “딸아이가 태어났을 때 평생 지켜주겠다고 다짐했는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눈물을 보였다.
야코프의 딸 노아는 하마스의 대대적인 공격이 있었던 지난 7일 가자지구에서 약 10㎞ 떨어진 이스라엘 남부의 한 키부츠 음악 축제 현장에서 인질로 붙잡혔다. SNS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딸이 잡혀가는 영상을 본 야코프는 “영상 속에서 아이가 너무 무서워하고 있더라. 아이에게 놀라지 말라고 말 한마디라도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약 10km 떨어진 이스라엘 남부의 키부츠 음악축제에 참가한 이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 따르면 총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수백 명의 참가자들이 총격을 피해 달아났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행사장 주변에서 시신 260구가 발견됐다.
음악 축제에서 반나체 상태로 하마스에 끌려간 독일인 샤니 루크(22)의 어머니 리카르다는 CNN에 “미사일 공격과 경보를 접했을 때 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겁에 질려 있었다. 안전한 곳으로 가겠다고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받은 한 SNS 영상에서 의식을 잃은 채 끌려가는 딸을 알아볼 수 있었다”면서 “딸에 대한 소식을 알고 있는 누구라도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현재까지 루크는 생사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남성 하다스는 13살·12살 두 아들과 80세 노모까지 다섯 식구가 실종됐다. 얼마 뒤 SNS에 올라온 영상에서 둘째 아들 에레즈를 찾아냈다. 하다스는 “전쟁에도 윤리가 있다는 걸 하마스는 기억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영국 런던에 거주 중인 노암 사기는 가자지구 근방에 거주하던 어머니(74)가 사라졌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다음 주 75세가 되는 어머니의 생신을 기념해 영국에서 만나기로 돼 있었는데, 꿈만 같다”며 “공포 영화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일부 인질들은 이미 살해 당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9일 CNN은 자사가 확보한 이스라엘 남부 베에리 키부츠에서 촬영된 두 개의 영상을 자체 분석한 결과 인질 4구의 시체가 바닥에 있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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