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증식 정의롭게!"... 국힘, 김기현·나경원·안철수 총력전

박현광 2023. 10. 1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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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강서구청장 선거] 이재명, 사법부 불신, 윤심... 마지막 유세에 등장한 키워드

[박현광, 권우성 기자]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발산역 부근 공원에서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유세를 하고 있다.
ⓒ 권우성
 
"성남시민 재산 도둑질하는 범죄자가 함께하는 후보가 구청장이 되면 되겠나!" - 이철규
"김명수 대법원의 잘못된 판결로 다시 하는 보궐선거 아닙니까!" - 나경원
"우리 김태우 후보, 힘 있는 구청장 후보다. 대통령이 밀어주기 때문에!" - 박대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마지막 날. 총력전에 나선 국민의힘의 키워드는 세 가지였다. 이재명, 대법원판결 불복,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구청장직이 박탈된 선거에 다시 뛰어든 김태우 후보를 두둔하는 동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때려 국민의힘 지지층 표심을 다지고, 윤석열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워 한 표를 호소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10일 강서구에 위치한 발산역 1번 출구 인근 공원에서 마지막 강서구청장 선거 유세에 나섰다. 김기현 대표를 포함해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전원과 '김태우 선거대책위원회'의 권영세·나경원·안철수 상임고문, 정진석 명예공동선대위원장 등 당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말 그대로 전력을 쏟았다.

"범죄자가 재산 가로채지 못하게 강서구민이 막아줘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발산역 부근 공원에서 유세를 하며 포옹하고 있다.
ⓒ 권우성
 
지지자 500명 정도가 모인 이날 현장에선 저마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이어갔다. 각 연설을 종합했을 때 가장 많이 등장한 이름은 민주당의 상대 후보인 진교훈 후보가 아니라 이재명 대표였다. 이 대표를 범죄자로 지칭하며 지지층의 분노를 끌어올리는 모습이었다.

이 사무총장은 "노후된 주택들을 철거하고 빌라를 아파트로 되돌려 드리는 모아주택 사업이 강서구 여러 지역에서 (선정)됐는데, 누가 성과를 냈느냐"며 "문제는 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성남시민들의 재산을 도둑질한 범죄자가 함께하는 후보가 구청장이 돼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런 범죄자가 내리꽂은 구청장이 당선된다면 범죄자가 좌지우지해서 강서구민에게 돌아가야 할 개발 이익을 그 일당에 주지 않겠느냐"며 "더 이상 범죄자들이 선량한 시민의 재산을 가로채지 못하게 현명한 강서구민이 막아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사무총장 발언에서 나온 '범죄자'는 이 대표를 뜻한다.

이번 선거는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고 구청장직을 상실한 김 후보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다. 선거를 다시 치르는 비용은 40억 원, 김 후보가 이번 선거에 다시 출마하자 책임론에 따른 비판이 계속됐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에게 유죄를 선고한 '김명수 대법원'의 오판을 강조했다.

나 상임고문은 "이게 뭐 박OO 전 시장 성추행 때문에 다시 하는 것이냐"라며 "김 후보가 공익 제보를 한 건데 '김명수 대법원'이 잘못된 판결로 다시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익제보자 김태우가 없었으면, 김태우가 쏘아 올린 공이 없었으면 우리는 정권교체를 하기 어려웠다"며 "내일 선거일은 김태우 명예회복의 날이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국민의힘은 김 후보가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 서울시장이 밀어주는 '힘 있는 구청장 후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박 정책위의장은 "우리 김태우 후보는 힘 있는 구청장 후보"라며 "대통령이 밀어주기 때문에, 집권여당 대표가 밀어주기 때문에, 서울시장이 밀어주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이어 "저쪽(민주당) 후보는 누가 밀고 있느냐. 범죄자가 밀고 있지 않느냐"라며 "(이재명 대표는) 법원에 가면 환자 행세하다가 유세장에 와서 투사처럼 한다. 앞뒤가 다르지 않느냐. 앞뒤가 다른 사람이 미는 사람이 무슨 힘이 있느냐"라고 했다.

김태우 "고도제한 해결해 자산 증식 정의롭게!"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발산역 부근 공원에서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유세를 하고 있다.
ⓒ 권우성
당의 전폭적인 지지 연설에 힘입은 김 후보는 '빌라를 아파트로'라는 구호 아래 강서구민의 자산 증식을 약속했다. 고도제한 규제를 철폐한 뒤 한강 변의 구축 아파트를 재건축하겠다는 것이다. 더해 자신의 유죄 판결에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으로 당선됐다는 점을 내세워 재선을 확신했다.

김 후보는 "제가 문재인 정권에서 조국의 비리를 까발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 있느냐"라며 "그 죄로 1심에서 유죄를 받았는데 그런 상황을 다 아시고도 강서구민들은 김태우를 정의롭다고 해주시고 구청장으로 선택해 주셨다"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혐의를 벗어던지고자 했다.

이어 "여러분께 그 은혜를 갚는 방법은 바로 빌라를 아파트로 만드는 것"이라며 "여러분의 복지 예산 왕창 끌어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먼저 고도제한 규제 철폐하겠다. 대통령께서 규제 다 풀라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우리 뒷덜미를 아프게 했던 고도제한 규제 임기 내에 아마 해결될 것 같다"고 했다.

또 "고도제한이 해결하면 여러분이 손해 봤던 것 다 만회하고 정의롭게 올바르게 여러분의 자산이 증식될 것"이라며 "고도제한 풀면 빌라도 아파트 되고 한강 변의 오래된 아파트를 초고층으로 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

오후 6시께 시작한 총력 유세는 1시간 동안 이어졌다. 유세 현장의 지지자들은 "힘 있는 강서구청장은 누구?"라는 진행자 선창에 "김태우, 김태우, 김태우 된다"로 후창한 뒤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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