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설앤, 문체부 시정명령에 무대응 "과태료 너무 적다"

이우영 작가 부인 문체부 국정감사 출석
"협의하란 시정명령서 내용부터 잘못돼"

만화 '검정 고무신' 저작권 분쟁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은 캐릭터 대행업체 형설앤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고(故) 이우영 작가의 부인 이지현 씨는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형설앤이 시정명령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소통을 원하지도, 연락조차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시정명령을 어겨도 과태료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지난 7월 형설앤에 불공정행위를 중지하고 미분배된 수익을 이 만화의 공동작가인 고 이우영·이우진에게 지급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도 지난 8월 '검정 고무신' 캐릭터에 대한 저작자 등록 직권말소 처분을 내렸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문체부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3년 이내 범위에서 재정 지원을 중단·배제할 수 있다.

이 씨는 "행설앤 측을 다시 만나 협의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데 시정명령서에 협의하란 내용이 있었다"며 "불공정한 계약 자체가 무효가 돼야지, 어떻게 협의를 할 수 있나. 다시 얼굴을 마주할 자신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과 제가 겪은 고통을 다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문체부가 존속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창작자 권리 보장"이라며 "시정명령 정도로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당사자 간 계약이지만 전 분야에 걸쳐서 비슷한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며 "확실하게 시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