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징계해야" "이재명 자백해야 구속하나" 싸움장 된 대법원 국감
여·야가 10일 대법원 국정감사장에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로 인한 사법공백 사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격돌했다.
이날 국정감사는 이 전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지 나흘만에 열렸다. 다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차례가 돌아올 때마다 낙마한 이 전 후보자 얘기를 꺼내며, 국감장은 지난달 인사청문회가 재연된 듯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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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낙마 후 나흘만의 국감…“징계해야” “정치적 의도”
임명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삼았던 민주당 의원들은 이 전 후보자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를강조하며 ‘확인사살’에 나섰다. 소병철 의원은 “이 후보자는 비상장주식 10억 원씩 꼬불쳐 놓고 가족회사 등 재산형성 과정에 여러 의혹 줬다”며 “엉터리 같은 대법원장 후보를 추천해 국민들이 법관 전부에 대해 오해하게 한 것은 여러분(법원) 책임이며 행정처장이 대국민 사과하라”고 말했다. 김승원 의원은 “10억 원 재산 신고를 누락한 것은 징계 사유 아니냐”고 따져 이준 윤리감사관으로부터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얻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전 후보자에게 큰 문제가 없었는데 야당이 떨어뜨려 발생한 대법원장 공석 사태가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균용 판사보다 평이 안 좋은 분도 많지 않냐”며 이 전 후보자를 감쌌고, 정점식 의원은 “이 후보자가 비상장 주식 신고 누락으로 얻을 이익도 없고, 신고하더라도 불이익도 전혀 없는데 단순 과실을 민주당이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사위원장인 김도읍 의원은 “대법원장 궐위를 장기화해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의 직속 보고를 했던 김선수 대법관이 권한대행을 하는 것을 노리고 정치적으로 이렇게 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가 야당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현재 대법원장 권한대행을 맡은 안철상 대법관이 내년 1월 퇴임하면 김선수 대법관이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데, 이를 바라고 민주당이 대법원장 공석을 의도하고 있는 게 아니냔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잘 참다가 왜 저러냐”며 국감장을 나갔고, 소병철 의원은 “위원장석에서 질의하면 민주당은 단체 퇴장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두고 “판사 훌륭” “자백 빼고 다 있는데”
이날 법사위원들이 찾아온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는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판사)를 비난하는 글귀가 적힌 근조화환이 즐비했다.
양당 의원들은 “일선 판사의 판단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의 반복된 답변에도 질의의 형식을 쓴 주장을 멈추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기각 사유 중 이렇게 자세하고 수미일관하며 논리가 있는 건 근래 보기 드물다”며 이 대표를 구속하지 않은 판사를 칭찬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빠진 거라곤 이재명 대표의 자백밖에 없는데 자백해야 영장 발부되는 건 아니지 않으냐”며 기각 결정을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은 최근 이 대표의 재판 태도에 대한 비판도 꺼냈다. 조수진 의원은 “성남FC 불법후원금 사건은 3월 기소돼 7개월 만에 첫 정식 재판 열렸는데, 이 대표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재판을 일찍 마쳐버린 건 재판부가 봐 준 것 아니냐”고 했다. 단식 투쟁과 구속영장 기각 이후 이 대표가 처음으로 법정에 나온 6일 재판에 대한 얘기다. 전주혜 의원은 “모 피의자는 영장 기각 받고 기고만장해졌다”며 그날 이 대표가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포옹한 것을 문제 삼았다. 전 의원은 “(포옹을) 재판부가 허용했다는 것은 심각한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행위”라며 “일반인이었다면 감히 재판하다 옆에 앉은 피고인과 안아봐도 되겠냐 물어볼 간 큰 피고인이 누가 있겠느냐”고 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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