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장벽 깨지는 것 시간문제" 마라톤 신기록 경신, '슈퍼신발' 덕?

방제일 2023. 10. 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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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 마라톤 대회에서 신기록이 나온 가운데, 이 기록이 최신 기술이 적용된 신발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며 논란이 일고 있다.

9일(현지시간) 더타임스는 지난 8일 미국 시카고에서 세워진 2시간 35초의 마라톤 신기록에 신발 기술이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신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마라톤 2시간의 장벽이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더타임스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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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서 마라톤 2시간 35초 신기록 나와
기능성 뛰어나지만 단 100km 밖에 못달려

미국 시카고 마라톤 대회에서 신기록이 나온 가운데, 이 기록이 최신 기술이 적용된 신발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며 논란이 일고 있다.

9일(현지시간) 더타임스는 지난 8일 미국 시카고에서 세워진 2시간 35초의 마라톤 신기록에 신발 기술이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케냐의 켈빈 킵툼 선수는 이날 시카고에서 엘리우드 킵초계의 기존 기록을 34초 앞당겼다.

9일(현지시간) 더타임스는 지난 8일 미국 시카고에서 세워진 2시간 35초의 마라톤 신기록에 신발 기술이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케냐의 켈빈 킵툼 선수는 이날 시카고에서 엘리우드 킵초계의 기존 기록을 34초 앞당겼다. [사진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베를린 마라톤에서는 에티오피아의 티그스트 아세파 선수가 기존 여자신기록을 단숨에 2분이나 앞당긴 2시간 11분53초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각각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슈퍼신발을 착용했다는 점이다. 아세파 선수는 아디다스 '아디제로 아디오스프로에보 1'을 신고 마라톤 대회에 나섰고, 킵툼 선수는 나이키가 내년 발매예정인 비공개 제품을 착용했다.

아세파 선수의 프로에보1은 아디다스 온라인 스토어에서 약 60만원에 발매됐으며, 물량부족으로 인해 중고 거래 사이트나 경매 플랫폼에서 몇 배의 가격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F1 시장과 같이 발전하고 있는 신발 기술

최신 마라톤 신발은 에너지손실을 줄이고 탄성을 높이기 위해 탄소섬유가 활용되고 있다. [사진출처=신화통신·연합뉴스]

스포츠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신발기술이 마치 F1 자동차경주 시장의 기술같이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킵초게나 킵툼이 신는 나이키 신발의 경우, 러닝화가 아닌 레이싱화라는 명칭으로 출시되고 있다.

최신 마라톤 신발은 에너지손실을 줄이고 탄성을 높이기 위해 탄소섬유가 활용되고 있다. 탄소섬유를 처음 시장에 적용해 내놓은 기업은 나이키다. 나이키의 성공 이후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다른 제조사들도 잇따라 탄성소재와 탄소섬유판을 적용한 운동화 개발에 뛰어들었다. 두꺼운 폼 형태의 밑창은 선수에게 적은 충격도 높은 탄성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138g으로 가볍게 만들면서 내구성은 100km를 달리기도 힘든 수준이다. 마라톤 선수에게는 그야말로 '일회용' 신발이다.

스포츠 용품사의 기술 경쟁이 결국 기록을 좌우한다는 '기술도핑'에 대한 비판은 이미 도쿄올림픽 이전에 나온 바 있다. 당시에는 마라톤 뿐 아니라 중거리, 단거리 종목에서도 기술 도핑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규제에 나서기도 했다.

IAAF는 스파이크의 경우 800m 미만 단거리는 밑창 두께를 20㎜ 이하로, 800m 이상 중장거리는 25㎜ 이하로 규제하는 안을 발표했다. 도로용 운동화의 경우 밑창 두께를 40㎜ 이하로, 탄소섬유판은 1장만 넣을 수 있도록 제한하기도 했다.

그러자 나이키는 지난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규정보다 불과 0.5㎜가 낮은 신제품을 내놓으며 제한을 비켜갔다.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금·은을 따낸 제이콥스와 컬리 등은 모두 규정에 부합하는 나이키 스파이크를 신었다.

기술도핑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과거 부력을 올려주는 전신 수영복을 금지한 것처럼 기술도핑으로 규정해 못 쓰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기록 단축을 위해 과학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규정을 지키면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일이라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

케냐의 마라톤 선수인 엘리우드 킵초게는 기술 도핑 문제에 대해 "나는 열심히 훈련하고, 기술의 도움도 받는다. 기술이 점점 발전하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은가. 스포츠 선수도 기술과 발을 맞춰 나아가야 한다"고 혁신 제품 사용을 옹호하기도 했다.

한편, 신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마라톤 2시간의 장벽이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더타임스는 평가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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