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4억 투자받고 111억 손실 감춘 증권사 PB 구속기소
펀드 투자 손실을 숨기고 수익을 내고 있는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10여년간 734억원을 가로챈 프라이빗뱅커(PB)를 검찰이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박건영 부장검사)는 대형 증권사 PB A씨(56)를 자본시장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10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해당 증권사 WM센터장 출신 A씨는 2011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수익률 10%가 보장되는 비과세 펀드’라며 피해자 17명을 속여 상품에 가입시킨 뒤 투자 손실을 감추고 수익이 난 것처럼 꾸민 허위 잔고 현황을 보내며 이 기간 총 734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피해자 17명은 서로 친인척 관계로, 실제 피해액은 734억원 가운데 현재 잔고와 수익금 등을 뺀 111억원에 이른다.
그는 피해자 명의로 주식주문표를 위조해 총 7105회에 걸쳐 임의로 주식을 매매했고, 수수료 37억원 상당의 손해를 냈다.
또 투자 손실을 숨기기 위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거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몰래 주식을 매매하기 위한 출금 요청서를 위조하기며 총 230억원을 끌어 쓰고, 피해자 명의로 127억원을 대출받기까지 했다.
일부 피해자의 계좌에서는 생활비 등 사적인 용도로 쓰기 위해 3억3500만원을 인출하기도 했다.
A씨는 투자자가 PB를 신뢰하며 펀드 수익률을 잘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범죄를 저질렀다.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실제 자산 현황이 통보되지 않도록 피해자의 고객정보에 가짜 이메일 주소 등을 입력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한 점도 드러났다.
검찰은 “유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자산 현황을 수시로 직접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PB에게 집중된 권한이 감시·견제되도록 금융사의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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