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적자·전기료 놓고 공방…與 "文 정부 때문" vs 野 "환율·유가가 원인" [2023 국감]

임은석 2023. 10. 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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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장관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 구축"
R&D 예산 삭감 문제 놓고도 찬반 설전
"세금 효율적으로 집행되는 계기 될 것"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여야가 10일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부채와 전기요금 인상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정부와 여당은 전기요금을 제 때 하지 않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야당은 환율과 유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윤석열 정부를 주된 원인으로 지적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0일 "전기요금을 진작 이렇게 올려놨으면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 장관은 이날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 부채 책임론을 제기한데 대해 전 정부의 요금억제 정책 때문이라고 맞선 것이다.

양이 의원은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2023~202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의 부정적 시나리오에 따를 경우 한전의 올해 영업손실은 9조1000억원, 당기순손실은 7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질의했다.

이에 방 장관은 "적자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그건 말씀을 안 하신다"고 반박했다.

양이 의원은 또 "전기요금을 상반기만 21원 겨우 올렸고 하반기에 30원 이상 올리지 않으면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환율과 유가 두 가지 때문에 발생한 게 적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상에 원전 비중이 나와있느냐. 환율과 유가 두 가지가 핵심이잖느냐"며 "그것 때문에 발생한 적자이다. 시나리오 자체의 가정에 나와있다"고 강조했다.

방 장관은 여기에 "전기요금을 진작 이렇게 올려놨으면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기요금 자체를 전 정부에서 낮게 해놔서 이런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국민의힘은 원전의 활용도를 높여 한전의 부실 해소와 전기요금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는 원전에 대한 경험과 능력이 있고 원전이 가장 쉽게 잘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며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전기요금 해결책을 위해서는 경제성이 있고 환경친화적이고 안전한 원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믹스'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방 장관은 "정부도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를 구축하고 원전산업의 생태계를 조기에 복원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R&D 예산 삭감 문제 놓고 찬반 설전

여야는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문제를 놓고도 찬반 설전을 펼쳤다. 국민의힘은 내년도 국가예산안에서 R&D 예산이 축소된 것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비효율적인 예상 운영이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몇 년간 R&D 예산이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한계기업을 살리고 기업 설비를 개선하는 데 쓰였다"며 "공정하고 정당한 보상체계로 얻어지는 권리가 아니라 브로커까지 등장하는 카르텔은 혁파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한무경 의원은 지난 2017년 4월 문재인 전 대통령 며느리 장모씨가 입사한 '엔비져블'이라는 기업이 연구비 13억4000만원 규모의 산업부 R&D 과제에 선정된 뒤 연구비를 부정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의원은 "당시 선정된 연구과제는 아동용 교구와 교육 콘텐츠 개발인데 정작 엔비져블의 사업은 이 연구과제와 관련이 없었다"며 "과제 선정 두 달 후 장씨는 과제와 관련 없는 논문 발표를 이유로 항공료와 숙박비를 지원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R&D 예산 감축 기조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와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김경만 민주당 의원은 "올해 5월 산업부가 진행한 연구개발사업 중간평가에서 '우수' 등급이 부여된 12개 사업 중 9개 사업의 예산이 오히려 감액됐다"며 "이렇게 기준 없이 제멋대로 삭감한다면 평가가 필요 없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영순 의원은 "지난 7월 산업부는 윤석열 정부 국정 목표인 '민간이 이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구현'을 위해 '월드 클래스 플러스 프로젝트' 기업에 정책 지원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며 "그런데 윤 대통령의 '카르텔' 발언 이후 이 사업 예산이 기존보다 66.8% 삭감돼 정부안으로 확정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방 장관은 "보다 국민의 세금이 효율적으로 집행되게 하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며 "인건비 감소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는 없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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