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이후 끊긴 줄 알았는데.. 신인왕·최저타수상도 보이네

윤승재 2023. 10. 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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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유해란(왼쪽)과 어센던트 LPGA에서 우승한 김효주. AP=연합뉴스


한국 여자골프에 위기가 찾아온 듯했다. 고진영이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우승을 차지한 이후 4개월 동안 한국인 선수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한 시즌 한국인 우승 기록도 2000년(2회)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5개월 후 낭보가 연달아 날아들었다. 유해란이 지난 2일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투어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인 우승을 3회로 늘렸고, 바로 다음주에 열린 어센던트 LPGA에서 김효주가 정상에 오르며 단숨에 2승을 챙겼다. 두 선수 모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1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1위를 유지하며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두 선수의 선전은 우승 횟수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2019년 이후 명맥이 끊겼던 한국인 신인상과 한국 선수 최저타수상이 부활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끝난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유해란(왼쪽).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유해란은 이번 우승으로 신인상 포인트 775점을 기록, 2위 그레이스 킴(호주·546)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신인왕 굳히기에 들어갔다. 2019년 이정은6 이후 3년 동안(2020년은 코로나19로 신인상 폐지) 끊겼던 한국 선수 신인왕의 명맥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2020년) 출신인 유해란은 신지애(KLPGA 2006년·LPGA 2009년)와 이정은6(KLPGA 2016년·LPGA 2019년) 다음으로 역대 세 번째 한·미 신인왕 타이틀에 도전한다. 

이번 시즌 정규투어에 데뷔한 유해란은 LPGA 투어에 몇 없는 어린 선수 중 한 명이다. 젊은 한국인 선수 대다수가 KLPGA 무대에 집중하는 가운데, 유해란은 세계 무대(LPGA) 도전을 택하며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까지 얻어냈다. 유해란은 여자골프의 ‘차세대 기둥’으로 평가받으며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지난 9일 끝난 어센던트 LPGA에서 우승한 김효주.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김효주도 시즌 첫 승과 함께 최저타수 69.667을 기록하면서 이 부문 1위를 유지, 올 시즌 가장 꾸준했던 선수에게 주어지는 ‘베어트로피’ 수상이 유력해졌다. 한국인 베어트로피 역시 2019년 고진영이 마지막으로, 김효주가 한국 선수 역사에 재도전한다. 또 김효주는 LPGA 투어 통산 6승과 함께 데뷔 첫 시즌 상금 200만 달러 돌파(201만4978달러)라는 값진 성과도 일궈냈다. 이는 LPGA 투어 선수 중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고진영 이후 LPGA투어 한국 선수의 명맥은 끊긴 줄 알았다. 하지만 유해란·김효주가 시즌 막판 유의미한 성과를 내면서 한국여자골프가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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