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김하성 다음은…세대교체 알린 ‘양타 유격수’ 김주원
“무엇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다음 국제대회도 기다려지고요.”
한국야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4회 연속 우승을 통해 세대교체의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투타에서 잠재력이 뛰어난 유망주들을 발견하며 향후 미래를 밝혔다. 핵심적인 과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바로 차세대 국가대표 유격수 발굴이다.
최근 10년간 한국야구는 김재호(38·두산 베어스)와 오지환(33·LG 트윈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이 태극마크를 나눠 달았다. 이들 모두 각자의 장점을 살려 대표팀 중원을 지켰다. 그러나 30대 후반이 된 김재호는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오지환도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본다. 또, 현역 메이저리거인 김하성은 WBC 말고는 다른 국제대회를 뛰기가 어려워 이들을 대체할 후계자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아시안게임은 차세대 유격수 발굴에도 초점이 맞춰졌고, 2021년 데뷔한 3년차 김주원(21·NC 다이노스)이 차기 중원사령관 자리를 선점했다.
김주원은 당초 대표팀의 주전 유격수는 아니었다. 4년 선배 박성한(25·SSG 랜더스)이 먼저 중책을 맡았지만, 타격 컨디션이 더 좋은 김주원이 태국과의 예선 3차전부터 주전으로 발탁됐다.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효과를 봤다. 김주원은 태국을 상대로 이번 대회 첫 번째 홈런을 신고했고, 중국과의 수퍼라운드 맞대결에서도 대포를 가동해 결승행의 결정적인 수훈을 올렸다.
유신고를 나온 김주원은 프로 입문 때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KBO리그에서 흔치 않은 스위치히터라는 점도 독특했지만, 무엇보다 펀치력이 뛰어나고 어깨가 탄탄해 금세 붙박이 유격수를 맡을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실제로 김주원은 데뷔와 함께 두각을 나타냈고, 올 시즌에는 FA로 떠난 노진혁(34·롯데 자이언츠)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NC의 중상위권 도약을 이끌었다. 또, 이번 대표팀에선 6경기 동안 타율 0.286(14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 4득점으로 활약하고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김주원은 10일 통화에서 “사실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걱정이 많았다. 내가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웃었다. 이어 “더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점도 깨달았다. 일단 대만의 수준이 만만치 않더라. 투타 모두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다. 앞으로 자주 만날 텐데 확실히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김주원을 지도한 류지현(52) 코치는 “김주원은 펀치력과 어깨만큼은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송구 정확도에서 아쉬움이 있는데 이렇게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더 성장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김주원은 “다음달 일본에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이 열린다. 아시안게임을 해보니까 다음 국제대회가 더욱 기다려지게 됐다.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더 뛰어난 국가대표 유격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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