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유리천장 연구 노벨상수상 여교수...남편은 하버드대 13세 연하 교수
하버드 경제학과 첫 여성 종신교수
클로리아 골딘의 202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은 ‘경제 효율성을 높이려면 세상의 절반인 여성 인력 활용이 절실해졌다’는 의미를 시사한다. 골딘의 연구는 인구 절벽으로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된 가운데 여성 의 경제활동을 높이지 않으면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골딘 교수는 그동안 여성들이 꾸준히 노동 시장에 진입했지만 좀처럼 성별간 임금 격차가 좁혀지지 않은 이유를 규명하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이콥 스벤슨 경제과학상 위원회 의장에 따르면 “골딘 교수는 200년 이상 축적된 미국 노동 시장 자료를 분석해 성별에 따른 소득과 고용률 격차의 시대별 패턴을 알아내고 그 원인을 규명했다”고 수상 배경을 밝혔다.
골딘 교수는 여성이 가정을 돌보기 위해 노동강도가 높은 고소득 직종인 ‘탐욕스러운 일자리(greedy job)’ 대신 유연한 일자리를 선택하면서 남성과 임금 격차가 벌어진다고 봤다. 따라서 고소득·고강도 근무 문화를 유연하게 만들되 유연한 일자리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임금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대안을 내놨다.
하버드대 수학 시절 골딘 교수와 친분을 쌓았던 이종화 고려대 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는 “연구소에서도 보통 새벽 3~4시까지 연구하는 열정적인 학자”라며 “여전히 여성의 노동시장 유리천장이 있는 현실에서 많은 여성들이 경제학에 관심 갖고 공부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골딘 교수(77)는 하버드대 경제학부 동료 교수인 13살 연하 남편 래리 카츠 교수(64)와 결혼했다. 남편 카츠 교수는 미국 클린턴 정부 시절 노동부에서 수석 경제학자를 지낸 노동경제학자다. 카츠 교수와 골딘 교수는 “개인적, 학문적인 파트너”로 두 사람이 함께 출간한 ‘교육과 기술의 경주(2008)’는 노동경제학계의 교본으로 손꼽힌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신기술 도입 뿐만 아니라 교육을 통해 생산성과 숙련 프리미엄을 개선해야야 한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실증 분석한 내용이다.
이종화 교수도 “기술 발전 속도가 굉장히 빠른데 비해 교육·인력 양성은 부족하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며 “교육의 차이가 경제 성장은 물론 소득 격차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역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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