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국토위 ‘양평고속도로’ 난타전
與 "국감 방해…오로지 정쟁으로 이끌어” 반발
여야는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관련 의혹을 놓고 격돌했다. 야당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사업 백지화 선언과 자료 제출 태도 등을 문제 삼으며 사과를 요구했고, 여당은 ‘국감 방해’라며 맞섰다.
야당 간사인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 시작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김건희 여사 일가가 소유한 땅 방향으로 고속도로 종점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안이 더 낫다고 주장하는 국토부의 잘못된 주장과 태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양평고속도로 현안이 발생한 이후 계속되고 있는 국토부의 국회 무시, 국감 방해 처사, 조작과 왜곡 의혹 투성이인 용역사 BC분석을 국민들에게 그대로 내놓는 무책임한 국토부의 행태에 대해 국감 시작 전 장관의 사과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라며 원희룡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조오섭 민주당 의원도 “국토부 홈페이지에 B/C 분석 결과 공개가 돼 있는데 대안 노선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기존) 노선보다 13.7% 우수하다고 쓰여 있다”라며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다. 국민들을 호도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비판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이 발언은 시작도 전에 국감을 방해하려는 것”이라며 “국토부에서 다뤄야 할 수많은 민생 현안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정쟁으로 이끄는 양평고속도로만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은 문제”라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진행된 게 없는 데 조작으로 밀어붙이는 건 하나마나 한 국감을 만드는 것”이라며 “국토부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B/C 분석을 낸 것이고 문제가 있다면 질의를 통해 진실을 파헤치면 된다”라고 주장했다.
野 "국토부, 자료 제출 부실" vs 與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밝혀야" 맞불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자료 제출 부실에 대해서도 공세를 퍼부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국토부가) 자료를 안 주고 강상면안이 좋다고 하니 정쟁으로 될 수밖에 없다”라며 “과학적인 자료와 제3자 시각에서 숫자를 비교·분석해야 정상적인 결과가 나오는데 협조를 하지 않으니 정쟁이 되고, 국토부를 질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강상면을 주구장창 주장한 김선교 전 의원, 전 양평군수가 이 자리에 나와야 하는데 증인 협조도 잘 안 된다”라며 “자꾸 정쟁이라 하지 말고 이 자리에서 그동안 못했던 국정조사나 청문회 등을 대신한다 생각하고 이 부분 집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 집중 공세를 펼쳤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부동산 통계 조작으로 인해 국가 통계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통계 조작은 국가 신인도 하락을 시키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보다 실질적인 문제는 국민들에게 직접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에 관여했다고 거론된 사람들이 장하성, 김수현, 김상조, 이호승 전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장관,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이라며 “억울하다면 나와서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할 기회를 주는 게 맞다. 감사원에서 발표하는 데도 믿지 못하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목소리 작고, 답변 피하고'…원 장관 참여 태도 지적도
이날 오전 질의 시간에는 원 장관의 답변 태도를 두고도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원 장관은 상반신을 뒤로 젖힌 채 국감에 임하자 김민기 위원장은 “몸을 뒤로 젖히고 앉아서 목소리도 잘 안 들린다”라고 지적했다. 원 장관은 “허리가 불편해서 그렇다”라고 답하자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국토부 측에서는 등받침 준비해서 장관께서 앞으로 앉을 수 있게 준비를 시켜달라”며 연이어 태도 문제를 꼬집었다.
이소정 민주당 의원은 “국감에 앞서 강상면 종점안에 대해 경제성 분석값을 발표했는데, 요지가 종점을 변경하면 교통량이 6000대가 늘어난다는 것인데 차로 4분거리인 7km 변경으로 6000대가 증대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반복되는 이 의원의 질의에도 원 장관은 “도로 통행에 관한 전문적인 분석 경험을 갖고 있는 분들이 대답하는 게 좀 더 책임 있는 답변이 될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에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장관님의 답변 태도가 오늘 너무 불성실하다”며 “이소정 의원의 질문에도 국감장에서 질문하는데 모든 질문을 회피하는 것을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민기 위원장은 “장관은 국감장에서 성실히 답할 의무가 있다”며 “물론 구체적인 수치나 통계 실무적 사항을 장관이 다 알수는 없지만 양평 고속도로와 같이 중요한 현안에 대해서는 답변을 실무자에게 떠넘기는 것은 국무위원의 자세는 아니기에 오후에는 책임 있는 답변을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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