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만큼 중요해진 ‘안무’…저작권 보호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 [D:가요 뷰]

박정선 2023. 10. 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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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K-POP)의 인기와 함께 케이팝 댄스 시장도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챌린지 열풍이 케이팝 인기에 큰 역할을 하면서 그 안에 녹은 안무의 중요성도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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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물 등록 중 안무 관련 저작권 등록 비중 0.2% 불과
안무저작권은 안무마다 안무가 이름 표시되지 않아 저작권 주장 애매한 구조

케이팝(K-POP)의 인기와 함께 케이팝 댄스 시장도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챌린지 열풍이 케이팝 인기에 큰 역할을 하면서 그 안에 녹은 안무의 중요성도 더욱 커졌다. 그런데 정작 안무가들의 저작권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엠넷

현재 케이팝 업계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음악보다 안무가 중요하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케이팝 씬에선 타깃이 되는 10~20대 사이에서 틱톡, 쇼츠, 릴스 등 SNS를 통한 짧은 영상 소비가 두드러지면서 그에 맞는 챌린지 영상을 만드는데, 이 챌린지 영상이 곡의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돌 기획사 홍보 관계자는 “챌린지를 위한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고 할 정도로 챌린지의 영향력이 커졌다”면서 “노래도 중요하지만 챌린지는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안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오죽하면 안무에 노래를 맞춰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케이팝 안무의 인기는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앞서 엠넷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의 시즌1에 이어 남자 버전인 ‘스트리트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와 지난 8월 22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스우파’의 시즌2도 엄청난 화제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그간 케이팝 시장 성장의 보조 역할로만 여겨졌던 단서 업계에 대한 존재감을 다시금 부각시키면서 ‘K-댄스’ 열풍을 일으켰다.

굳이 ‘스우파’ ‘스맨파’가 아니더라도, 스트리트 댄스의 한 장르인 브레이킹이 2024 파리 올림픽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을 정도로 안무가에 대한 위상도 상승했다. 그럼에도 미디어를 통해 셀럽이 된 안무가의 화려함에 가려진 업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안무 저작권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저작권통계(2021)에 따르면, 종류별 저작물 등록 중 안무 관련 저작권 등록 비중은 0.2%로 124건에 그쳤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술(37.4%, 2만 4247건)은 물론 음악(4.1%, 2647건)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다. 연극과 무용 등까지 포함한 통계라 케이팝 안무와 관련한 저작권 등록 비율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댄서들은 가수가 신곡 컴백을 준비할 때 안무를 창작하지만 작곡가, 작사가와 달리 일정 금액의 창작비를 받을 뿐 안무 저작권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스우파’ 출연자 노제는 인기를 얻은 ‘헤이 마마’(Hey Mama) 안무 저작권료로 거둬들인 수익 역시 ‘0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무 영상이나 뮤직비디오가 억대 뷰를 돌파하거나 안무가 전 세계적 인기를 끈다고 해도 추가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저작권법상 안무저작권은 인정되지만 안무마다 안무가의 이름이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저작권을 주장하기 애매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한 케이팝 안무가는 “케이팝 가수의 앨범에서 다른 가수가 참여할 때 피처링이 표기되듯이, 케이팝 안무가들의 이름 역시 표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무의 저작권 역시 안무마다 안무가의 이름을 표기하는 등 안무 저작물에 대한 권리는 댄서들에게 귀속되고 그에 따른 저작권료를 챙길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이런 정책들이 마련되면 안무가들의 창작 욕구와 직업 안정성을 높이고, 더욱 질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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