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개편 Q&A “과목 줄어도 쉬운 수능 아니다”
교육부가 현재 중학교 2학년부터 적용하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시안)을 10일 발표했다. 대입의 두 축인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고교 내신성적 산출 방식을 크게 손봤다. 수능을 보면, 국어·수학은 이른바 ‘문과침공’ 현상을 야기한 선택 과목들을 모두 없애고, 문과 계열과 이과 계열 학생이 같은 시험을 치르로독 설계했다. 고교 내신은 현행 9등급 체제를 5등급 상대평가로 전환했다. 아래는 교육부가 제공한 질의응답.
-새 수능의 난이도는 달라지는가.
“이번 시안에서 발표한 통합형 수능 과목체계는 열심히 노력해서 실력을 쌓은 학생이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체제로, 과목 구조로 인해 특정 학생에게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국어·수학·영어는 바뀐 교육과정으로 인한 미세한 변화가 있더라도 지금처럼 학교 수업 기준으로 총 8과목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습니다. 사회·과학은 현재의 수능과 출제되는 과목의 특성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습니다. 이제까지 개별 사회·과학 과목의 자세한 내용을 출제해 왔다면, 2028 수능은 통합적 내용으로 출제하게 됩니다. 물론,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 내에서 적정한 변별력을 갖춰 출제한다는 수능의 기본 원칙은 변함없이 지켜집니다.”
-통합사회·통합과학이 수능 과목이 되면 사교육 부담은.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도입되어 2018년부터 이미 모든 고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기초·핵심과목으로 학생들이 공교육 안에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과목입니다. 통합사회·과학은 사회·과학 전반의 주요 내용을 다루는 과목으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는 사교육보다 융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공교육 중심의 수능 준비가 더욱 효과적입니다. 킬러문항이 배제되고 사교육 이권 카르텔이 사라진 건강한 수능과 통합형 수능 과목체계로 사교육 경감에 기여하겠습니다.”
-통합사회·통합과학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나오는가.
“암기 위주의 평가가 아니라 미래 사회에 필요한 융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출제하고자 하며, 안심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연구를 거쳐 내년 하반기 중 예시문항을 신속히 공개하겠습니다.”
-수능에 경제, 정치, 물리학, 화학 과목들을 출제해야 학생들이 공부하지 않을까.
“지금처럼 일부 과목만 선택해서 수능을 보도록 했을 때, 학생들은 점수를 받기 쉽다고 여겨지는 특정 과목들을 선택하는 경향을 확인했습니다. 현재 수능에서 물리학Ⅱ, 경제 등을 출제하고 있음에도 선택한 비율은 0.5~1%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통합사회·통합과학은 사회·과학의 핵심 내용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과목이기 때문에 중요한 기본개념을 빠짐없이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도 더욱 심화된 내용은 수능 부담 없이 학교 수업을 통해 다양하게 배울 수 있고, 그 과정과 결과는 대학의 학생부 평가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심화수학 도입여부는? 초고난도 문항이 나오는가?
“심화수학 도입여부는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교육부는 학생·학부모와 학계의 다양한 의견을 듣겠습니다. 심화수학이 도입되더라도 대학에 따라 반영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만약 대학에서 학생부의 수학과 통합과학 성적만으로도 이공계 적합성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심화수학을 필수로 반영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심화수학이 도입될 경우에도 절대평가로 실시하고, 다양한 수학 개념 학습을 장려하는 수준으로 출제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심화수학이 도입되더라도 이로 인한 사교육 유발 가능성은 적습니다.”
-정시 비율은?
“대입 안정성을 위해 현재와 동일합니다.”
-수능을 자격고사로 전환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대입제도는 안정과 공정이 중요하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고교 내신 평가방식을 바꾸는 이유가 무엇인가?
“2021년에 예고된 고교학점제 내신 평가방식대로 ‘고1 9등급 상대평가 + 고2·3 전면 5등급 절대평가’가 실제로 적용되면 너무나 큰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예고한 바와 같이 학년별로 내신을 다르게 평가한다면 고1 내신 경쟁은 지나치게 과열되고, 고2·3 성적은 부풀려져서 변별력을 잃는 문제가 이중으로 발생합니다. 그리고 학령인구 감소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9등급제는 1등급(4%)이 나오지 않는 소규모학교나 선택한 학생의 수가 적은 소인수과목에서 매우 불리하기 때문에, 반드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2028 대입개편 시안과 같이 고1~3 일관된 5등급 체제를 도입하고 절대평가를 하면서 안전장치로 상대평가를 함께 대입에 활용하면, 공교육 파행을 막고 내신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내신은 5등급제로 바뀌는데 왜 수능은 9등급을 유지하는가.
“수능 등급 체제가 개편되면 수시 최저학력기준 등 큰 틀의 변화가 나타나 학생·학부모의 혼란이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안정을 위해 수능에는 9등급제가 유지됩니다. 또한, 수능과 내신은 다릅니다. 수능은 약 50만 명이 치르는 대규모 국가시험이며, 수능 점수로 제공되는 표준점수·백분위·등급이 각각 입시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내신 5등급제는 변별력이 떨어지지 않는가.
“아닙니다. 2021년에 예고했던 고1 상대평가, 고2·3 전면 절대평가 방식에 비해 대입 변별력은 훨씬 강화됩니다.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고, 학생이 고교 3년간 배우게 되는 과목 수가 전체 50여 개임을 고려하면 대입 변별력은 충분합니다.”
-상대평가는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에 반하는 것 아닌가.
“아닙니다. 고교학점제 취지대로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 이수가 대입으로 연계되려면 기본적으로 고교학점제 내신 성적을 대학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상대평가 병기가 필요합니다.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게 현장의 의견을 들으며 계속해서 보완해나가겠습니다.”
-고교 3년간 내신을 상대평가하면 사교육이 늘어나지 않을까.
“아닙니다. 2021년에 예고한 내신 평가방식을 그대로 유지했다면 고1 내신을 잘 받기 위한 선행학습 사교육이 심각하게 증가했을 것이지만, 이번 시안은 고교 전 학년 5등급제를 통해 전체적으로 부담을 분산시켰기 때문에 과잉 사교육이 예방될 수 있습니다.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 혁신과 논·서술형 평가, 절대평가 강화 등 내신 평가의 혁신으로 암기·반복훈련 위주의 문제풀이식 사교육을 경감해 나가겠습니다.”
-2028 대입개편 시안은 확정인가.
“아직 시안(試案) 단계로, 국가교육위원회 중심의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됩니다. 11월 중 대국민 공청회도 개최되며, 올해 안에 확정할 예정입니다. 이번 시안에는 수능 개편 이외에 고교 내신의 변화와 같이 학교 현장에 영향을 주는 과제가 있어 신속히 확정해 충분한 시간 동안 준비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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