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세무서 공조 소용없어"...불법 미등록 숙박업소 활개
부산 기초자치단체와 경찰·세무서 등 기관이 미등록 숙박업소 불법 영업을 막기 위해 만든 공조 단속 체계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광 수요가 크게 늘면서 미등록 업소 영업은 오히려 활개 쳤다.
10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전국 지자체 15곳에서 제출받은 ‘미등록 숙박업소 현황’을 보면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에서 적발된 미등록 숙박업소 불법 영업은 총 2842건이다. 지역별로 제주(743건)·강원(640건)·부산(597건)·서울(264건)·경기(247건) 등이다. 김 의원은 휴양지와 도심에 있는 미등록 숙박업소에서 불법 영업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등록 숙박업소 영업은 개인이 휴양지나 도심의 레지던스ㆍ오피스텔을 사들인 다음 온라인 등을 통해 예약을 받는 형태로 이뤄진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정식 숙박업소와 달리 공중위생 등에 사각지대여서 투숙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또 해당 건물을 이용하는 주민이나 사무실 직원이 소음 등 피해를 보기도 한다.
부산에선 이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6월 부산 남부경찰서와 수영세무서·수영구가 업무협약(MOU)을 했다. 부산 대표 관광지인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미등록 숙박업소 영업으로 인한 민원이 들끓자 수영구는 계도에 나섰다.
수영구가 의심되는 사례를 신고하면 남부서가 불법 여부를 수사하고, 이 내용을 수영세무서에 넘기는 게 업무협약 핵심 내용이다. 수영세무서는 경찰 수사를 토대로 미등록 숙박업소를 운영한 이들에게 부가가치세와 신고불성실가산세 등을 매길 수 있다. 단순 적발 땐 벌금 70만원 부과 정도에 그치지만, 경찰ㆍ세무서와 공조를 통해 미등록 숙박업소 과세 근거까지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업무협약 한 달여 만에 남부서는 불법 미등록 숙박업소 운영 사례 16건(부당 소득 4억원)을 적발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조 체계도 광안리해수욕장 등 부산 관광지 미등록 숙박업소 영업을 근절하지 못했다. 김 의원실 집계를 보면 부산지역 미등록 숙박업소 적발 건수는 2021년 71건에서 코로나19가 완화된 지난해 210건, 올해 9월까지는 171건으로 집계됐다.
김 의원은 “적발된 사례 가운데 72%(2049건)는 에어비앤비를 통한 영업으로 확인됐다. (에어비앤비가) 사업자등록과 숙박업 신고를 확인하지 않아 플랫폼 운영 취지와는 달리 미등록 숙박 영업의 온상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등록 숙박시설은 안전시설 미준수나 보험 미가입 등으로 안전사고 발생 때 투숙객이 구제받기 어렵다. 법 개정을 통해 합법적 업소임을 증명하는 추가 절차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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