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회원국간 입장차에 원조 중단 결정 선회… "인도적 지원은 지속"

이지은 2023. 10. 1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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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해 원조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팔레스타인 국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야네즈 레나르치치 총리 EU 위기관리 담당 집행위원은 9일(현지시간) "하마스의 테러 공격을 가장 강력히 규탄하지만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곤경에 처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EU의 인도주의적 지원은 필요한 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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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중단 검토 계획 발표 후
스페인·아일랜드 등 일부국가 반발
인도주의적 지원은 지속 입장 선회

유럽연합(EU)이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해 원조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팔레스타인 국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회원국들 사이에서 원조 전면 중단 어부를 두고 이견이 일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공습으로 화재가 발생한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야네즈 레나르치치 총리 EU 위기관리 담당 집행위원은 9일(현지시간) "하마스의 테러 공격을 가장 강력히 규탄하지만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곤경에 처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EU의 인도주의적 지원은 필요한 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회원국간의 이견차를 좁히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날 올리버 바헬리 EU 확대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인 X(옛 트위터)를 통해 "팔레스타인의 최대 기부자로서 6억9100만유로(약 9855억원) 상당의 개발원조 포트폴리오 전체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로 EU의 개발 원조자금이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에 돈줄 끊기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에 개발원조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모든 자금 집행도 즉각 중단하기로 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일부 EU 회원국들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재정 지원을 전면 검토하기로 했다. 독일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구호 원조를 해왔던 국가 중 하나로, 지금까지 연간 3억4000만유로를 지원해왔다. 식량안보와 일자리 창출 등 개발프로젝트 차원에서도 2억5000만유로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그러나 독일은 앞으로 재정적 지원을 비롯한 모든 계획을 재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정부 또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1900만유로 규모의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EU의 발표에 스페인과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 일부 회원국들은 반발을 표했다. 인도주의적 지원까지 중단할 경우 팔레스타인의 민간인들이 겪을 피해가 크다는 이유서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사는 200만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인해 해외 원조에 기대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일랜드 정부는 "EU의 개별 위원이 일방적으로 (원조 중단을) 결정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도 EU 집행위 측에 연락해 원조 중단에 대한 의사를 철회하도록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룩셈부르크도 EU의 이 같은 결정을 비판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결정은 회원국들에 달려있기에 27개국의 외교장관이 모이는 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EU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갈등을 둘러싸고 회원국들의 다양한 입장차를 관리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에 맞서는 EU의 공동전선이 이미 첫 번째 균열을 보인다"며 "분쟁에 대한 국가 간의 의견 차이가 회원국 간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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