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나사' 국회 표류중인데…경남지사가 지구 1바퀴 돈 이유
4만7087㎞. 박완수(국민의힘) 경남지사가 해외 출장을 위해 이동한 항공편 거리다. 지구(둘레 4만75㎞) 한 바퀴를 넘는다. 그는 지난 6월 프랑스를 찾은 데 이어 지난 4일부터 미국을 방문중이다.
박 지사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찾은 이유는 경남 사천에 들어설 ‘우주항공청(KASA)’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기 위해서다. 우주항공청은 한국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라 할 수 있다. 박 지사는 유럽 '우주 심장부'로 불리는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에 이어 세계 최고 우주개발 기관 ‘나사’를 찾아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광역단체장 중 나사 본부를 방문한 것은 박 지사가 처음이다.
나사와 “인적교류 적극 추진”
이날 경남도는 나사측과 국제 인턴십을 통해 우주항공청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인적 자원도 교류하기로 합의했다. 또 경남 우주항공 기업이 나사 등이 마련한 국제협력 프로그램 참여 할 기회를 만들 계획이다. 매킨지 리스트럽 고다드우주비행센터장은 “(우주항공 관련) 사업은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고 국제 파트너십을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 우주항공 중심 ‘메릴랜드주’와 협력 강화
메릴랜드주는 록히드마틴 등 우주항공 분야 기업 등이 모인 첨단산업 중심지다. 우주항공청이 들어설 경남 역시 국내 최대 우주항공산업 핵심 전략지다. 자주적인 국가 우주개발 역량을 확인한 누리호 3차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창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사천) 등 우주항공 관련 90여개 대표 기업이 모여 있다. 경남도는 우주항공청 설립 이후 기업·인력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 정주 여건을 개선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을 추진한다.
“우주항공청, 모든 기능 통합 관리해야”
국회서 발목 잡힌 ‘우주항공청’
하지만 정작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여야는 올 추석 전인 지난달 25일까지 특별법안 처리를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원내 지도부 총사퇴 등 민주당 내부 여건으로 지켜지지 못했다. 지난 5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안건조정위 회의에서도 여야 견해차로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우주항공청이 연구개발을 뺀 총괄·조정·기획·설계·집행에 한정한 기능만 수행할 것을 주장했다. 항공우주연구원 등과 업무 중복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정부와 국민의힘은 항우연과 천문연구원 등이 수행할 수 없는 새로운 분야를 우주항공청이 연구 개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맞섰다.
박 지사는 “국회 심의가 지연되면서 우주항공청 연내 개청이 불가능하게 돼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특별법 경과 규정 단축(6개월→3개월) 등 여야가 이견을 보였던 다른 사안은 합의했다”라며 “조만간 합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워싱턴D.C.·메릴랜드=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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