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중 총리 응급실행? 혼란 틈타 가짜뉴스 쏟은 '머스크의 X'
일론 머스크의 엑스(X·옛 트위터)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한 가짜뉴스를 쏟아내며 비판을 받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현재 조작된 정보를 유포하는 소셜미디어(SNS) 계정이 다수 생성돼 이-팔 전쟁에 관한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있으며, X와 틱톡 등이 주요한 플랫폼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시물이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는 것이다. 이 게시물은 이스라엘 현지 매체인 ‘예루살렘 포스트’라고 출처를 명기하고, 네타냐후 총리의 사진과 병원 이름까지 적어 올리면서 신빙성을 얻었다.
이에 이스라엘 국민을 포함해 다수의 SNS 이용자들은 개전 초기 국가 수장의 신변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에 집중했고, 100만 명 이상이 조회했다.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성명을 발표하는 등 정상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도되며 게시물이 가짜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8일엔 한 X 계정에 “하마스에 더 많은 힘을”이라는 글과 함께 이스라엘 헬리콥터가 하마스 공격에 격추되는 듯한 영상이 게시됐지만, 비디오 게임 ‘아르마 3’에서 연출된 장면이었다.
이 외에도 시리아 도시가 폭격받는 모습을 편집해 이스라엘군의 소행이라고 속이거나, 심지어 알제리의 한 축구팀이 우승한 후 도시가 축제를 하는 모습을 편집해 전쟁 장면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도 있었다.
특히, X의 유료 계정인 ‘블루 체크’ 계정이 가짜뉴스 진원지로 지목된다. 당초 블루 체크 마크는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이나 기관에 붙여졌지만,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후 돈을 주고 살 수 있게 됐다.
머스크도 본인도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X 계정들을 이-팔 전쟁 정보 취득 창구로 활용하라고 추천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그는 지난 8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실시간 전쟁 정보를 보고 싶으면 아래 두 계정을 팔로우하라”며 ‘워 모니터스’(WarMonitors)와 ‘센트디펜터’(sentdefender)라는 X 계정을 추천했다. 두 계정 모두 가짜뉴스를 게시한 이력이 있으며, 한 곳은 반유대주의 게시물을 올린 적도 있었다.
결국 머스크는 3시간 후 이 추천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1100만 명의 이용자들이 이 글을 봤다고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이에 대해 영국 BBC 방송의 팩트체크 탐사보도팀 ‘BBC 베리파이’ 소속 샤얀 사다리자데 기자는 “큰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가짜뉴스는 언제나 있어 왔지만, 지난 며칠 동안 X를 통해 퍼지고 있는 ‘거짓 정보의 홍수’는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팩트체킹 노력만으로 이에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한 수준”고 지적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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