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쌍둥이 숨겨 살렸다...하마스에 살해된 이스라엘 부부
이스라엘의 젊은 부부가 10개월된 쌍둥이 자녀는 살린 뒤 자신들은 무장정파 하마스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왈라에 따르면 지난 주말 서른 살 동갑내기 부부 이타이와 하다르가 거주하는 집에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들이닥쳤다. 부부의 집은 가자지구에서 5km가량 떨어진 이스라엘 남부 키부츠(집단농장) 지역에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 무장괴한들은 부부의 집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오려고 했다. 부부는 황급히 10개월 된 쌍둥이 자녀를 집안 어딘가에 숨겼다.
이후 부부는 집에 들어온 괴한들에 맞서 싸웠으나 총에 맞아 끝내 숨지고 말았다. 부부의 희생으로 쌍둥이 자녀는 무사했다. 하마스 대원들이 떠나고 14시간 뒤 두 아기는 이스라엘군에 구조돼 할머니에게 인계됐다.
콜롬비아 주재 이스라엘 대사 갈리 다간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들 부부는 두 자녀를 구하기 위해 테러리스트들에 대항해 용감하게 싸우다 잔인하게 살해당했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마스에 의해 이스라엘 일가족 5명이 살해당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남부 니르 오즈에 사는 타마르 케뎀 시만 토브는 안부를 걱정하는 지인들에게 "우리는 무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한 시간 뒤 토브 가족의 집이 무장 괴한들의 습격을 받았고 토브와 그의 남편, 6세인 두 딸과 2세인 아들이 목숨을 잃었다.
토브의 지인은 언론에 "토브는 항상 불우한 이웃들을 돌보는 사람이었다"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침입해 수백 명의 민간인을 살해했다. 남부 레임 키부츠의 한 음악 축제장에서만 사망자 260명이 발생했다. 하마스는 남부의 민가들에도 침입해 민간인들을 공격하고, 집과 차량에 무차별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통치 지역인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이스라엘 인질도 150명가량 된다고 이스라엘 당국은 보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선 하마스가 민간인을 납치하는 장면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마스는 9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 주택을 사전 경고 없이 공격할 때마다 이스라엘 민간인 포로 1명을 처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인질을 '인간 방패'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양측 간 무력 충돌로 양측 누적 사망자는 15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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