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동학운동 증·고손자에도 독립유공자 혜택? 형평성 어긋나"
국민의힘 이용 의원은 10일 동학농민운동 참여자의 증·고손자까지 독립유공자 가족으로 인정해 혜택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한 야당 법안과 관련해 "형평성에 어긋나는 입법 사례"라고 지적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 의원은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정 감사 제출 자료를 인용해 "과도한 사업 추진이 동학혁명 정신을 오히려 해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동학농민운동' 관련 법안은 민주당 윤준병 의원(전북 정읍)이 발의한 '동학법 개정안'으로, 항일무장 투쟁 성격의 1894년 동학농민혁명 2차 봉기 유공자를 독립유공자로 인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만일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동학운동 유공자 후손은 독립유공자 가족에 준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기존의 독립유공자 가족 범위와 비교하면 형평성에 위배되는 과도한 입법 조치라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현재 동학농민운동 유공자 가족은 손자녀를 넘어 증손자녀, 고손자녀까지가 그 대상인 반면 현행 독립유공자예우법에 따른 독립유공자 가족은 손자녀까지만 인정된다.
이 의원은 동학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동학운동 유공자 가족은 증·고손자녀까지 독립유공자 혜택을 받게 되지만, 기존 독립유공자 가족은 지원 범위가 손자녀까지로 한정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동학농민운동 관련법이 처음 제정된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유족의 범위를 자녀·손자녀까지로 규정한 것에 주목했다. 이 기준을 적용한 2005년~2006년 조사에서 유족이 783명에 불과한 것이 확인되자, 노무현 정부가 2007년에 다시 법안을 내 고손자까지 유족 대상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현행 동학법에 따라 유공자 가족으로 인정받은 사람 1만 2962명 중 고손자와 증손자가 각각 6805명(52.5%)과 4890명(37.7%)로 전체의 90.2%를 차지하게 됐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동학농민운동 기념사업을 대폭 확대, 2017년 9억 2900만원이던 사업비를 2018년에 98억원으로 10배 이상 늘렸고, 동학기념재단이 2022년까지 총 461억 5000만원 규모를 국고보조금으로 지원받게 하는 등 사실상 예산을 떨어뜨리는 도구로 활용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동학농민 참여자 명예회복 특별법은 형식상 참여 농민의 명예를 회복한다고 하면서, 특정 지역 개발사업과 포퓰리즘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호남 표심을 의식해 광범위한 사업을 벌인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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