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압도적 존재감, 현지 평가마저 바꿨다…키커 등 주간 베스트11 싹쓸이

김명석 2023. 10. 1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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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프라이부르크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7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활약한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9일 프라이부르크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7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활약한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9일 프라이부르크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7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활약한 김민재가 파트너 다요 우파메카노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현지 평가가 완전히 바뀌었다. 유독 김민재에게 평점을 박하게 주던 독일 키커는 이적 후 ‘최고 평점’을 줬고, 키커를 비롯한 독일 분데스리가 주간 베스트11에도 잇따라 이름을 올렸다. 서서히 경기력이 올라오기 시작하니, 현지 평가들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지난 9일(한국시간) 프라이부르크와의 2023~24 독일 분데스리가 7라운드 활약이 결정타가 됐다. 김민재는 이날 선발 풀타임 출전해 바이에른 뮌헨의 3-0 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비와 패스에 걸쳐 그야말로 압도적인 존재감이 빛난 경기이기도 했다.

이날 김민재는 7차례 공중볼 경합에 나서 ‘100% 승률’을 기록했다. 크로스 등 공중볼 수비 상황에서 단 한 번도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상볼 경합에서도 4번 중 2번을 이겨냈다. 인터셉트는 4회(1위) 태클은 2회(2위)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프라이부르크의 슈팅은 90분 동안 단 2개. 김민재가 사전에 위기가 될 만한 상황을 모두 끊어내니, 프라이부르크 공격수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수비 지표뿐만 아니었다. 이날 김민재는 무려 181차례나 볼 터치를 기록했다. 팀 내 2위 조슈아 키미히는 115회, 3위 다요 우파메카노는 108회를 각각 기록했다는 점에서 압도적인 수준의 비중이었다. 자연스레 김민재는 170회(옵타 기준 171회)나 패스를 시도했고, 이 가운데 157회를 정확하게 연결했다. 성공률은 무려 92%.

특히 옵타에 따르면 김민재의 패스 기록은 지난 2019년 레버쿠젠의 알렉산다르 드라고비치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 최다 기록이었다. 이 가운데 공격 지역 패스는 15회로 팀 내에서 2번째로 많았고, 적극적으로 롱패스를 시도해 7개 중 2개를 동료에게 연결했다.

김민재의 지난 바이에른 뮌헨 패스 기록. 옵타 기준 김민재는 무려 171개의 패스를 시도해 157개를 정확하게 연결시켰는데, 171개의 패스를 시도한 건 2019년 드라고비치 이후 최다 기록이다. 사진=옵타
지난 9일 프라이부르크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7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활약한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9일 프라이부르크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7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활약한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완벽한 스탯이 높은 평점으로 이어졌다. 폿몹 평점은 8.3점, 후스코어드닷컴은 7.93점으로 팀 내 3위였다. 소파스코어 역시 7.6점으로 팀 내 4위였다. 포백 수비진 중에선 단연 1위였다. 스탯을 기반으로 한 수비와 패스에 걸친 김민재의 활약은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인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중에서도 돋보이는 수준이었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건 독일 현지의 평가도 달라졌단 점이다. 그동안 김민재의 활약에도 유독 독일 키커, 빌트 등 현지 매체들은 스탯을 기반으로 한 앞선 매체들과는 거리가 큰 평점을 매겼다. 다른 수비수들과 달리 유독 김민재에게만 평점을 박하게 주는 경향이 컸다. 팀이 7-0 대승을 거두고, 김민재가 패스·수비 등 각종 지표에서 1위를 기록하며 무실점 경기를 이끌더라도 수비진 가운데 유일하게 평점 3점을 주거나, 2-2 무승부 이후 2실점의 책임을 오롯이 김민재에게만 떠넘기며 4점을 매기기도 했다. 독일 매체 평점은 1~6점으로 나뉘어 숫자가 적을수록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다. 악의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현지 매체들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김민재에게만 유독 낮은 평가를 내려왔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독일 키커는 김민재에게 평점 2점을 줬는데, 키커가 김민재에게 2점대 평점을 준 건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 파트너였던 우파메카노와 측면 수비수 알폰소 데이비스가 2.5점,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3점 등 다른 포백 수비진과 달리 돋보이는 수준의 평점을 받았다는 데 의미가 컸다. 독일 빌트는 3점을 줬는데, 이는 이날 프라이부르크의 슈팅이 단 2개에 그친 것과 맞물려 수비진과 골키퍼 모두에게 같은 평점을 매겼다. 앞선 경기들에선 이런 경기에서조차 김민재에 대한 평가만 유독 안 좋았을 가능성이 큰데, 이번만큼은 현지 평가가 달라진 것이다.

독일 키커의 바이에른 뮌헨-프라이부르크전 평점. 김민재는 이적 후 처음으로 2점대 평점을 받으며 수비진 최고점을 기록했다. 키커 평점은 1~6점 가운데 숫자가 낮을수록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뜻이다. 사진=키커
독일 키커의 독일 분데스리가 7라운드 주간 베스트11. 김민재는 시즌 처음으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키커

나아가 김민재는 키커가 선정한 독일 분데스리가 이주의 팀에도 처음 이름을 올렸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수비수 니코 슐로터벡을 비롯해 팀 동료 르로이 사네, 킹슬리 코망 등과 함께 당당히 주간 베스트11에 선정됐다. 그동안 매경기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도 유독 닿지 않았던 키커 선정 베스트11의 영예를 7경기 만에 마침내 품었다.

비단 키커뿐만 아니라 90MIN, 후스코어드닷컴 등 다른 매체에서도 독일 분데스리가 7라운드에서 돋보인 베스트11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주간 베스트11을 따로 선정해 발표하는 주요 매체에서 김민재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그동안 좋은 활약에도 유독 주목을 받지 못한 데다, 심지어 독일 축구 레전드들로부터 비판적인 목소리까지 들었다는 점을 돌아보면 그야말로 반가운 반전이다.

실제 독일 축구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는 앞서 “김민재는 우리가 바랐던 정도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진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의 명성을 바탕으로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의 불안 요소”라는 비판 목소리를 냈다. 독일 현지 매체들의 황당한 평점들에 이어 레전드의 쓴소리까지 이어지면서 김민재에게도 쓰라린 상처가 됐다. 그러나 프라이부르크전을 통해 현지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데 성공했다.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더 기대되는 건 김민재의 컨디션이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것이란 점이다. 김민재는 지난여름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면서 제대로 새 시즌 준비 과정부터 차질이 생겼다. 최근엔 가벼운 부상 여파까지 더해졌다. 새로운 무대인 분데스리가 적응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앞선 경기들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 역시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독일 바바리안풋볼은 지난 프라이부르크전을 마친 뒤 “김민재는 후방에서 안정적인 존재감을 드러냈고, 돋보이는 전진 패스 능력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김민재에게 덧붙인 수식어는 황제를 뜻하는 ‘카이저’였다. 김민재의 지난 프라이부르크전 활약상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수식어였다. 앞으로도 꾸준히 김민재 앞에 붙을 것으로 보이는 평가이기도 하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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