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사회개혁 성공의 세 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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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이란 키워드는 새 정부 출범 시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5년이라는 정부 임기 내에 완료할 수 있는 개혁이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수용하고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제대로 된 전담 조직을 구성해서 사회적 합의안을 도출하고 시행 시기를 중장기 미래시점으로 늦추는 등의 방법을 적용한다면 원하는 개혁이 성공할 가능성도 비례해서 높아질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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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이란 키워드는 새 정부 출범 시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느 정부든 원하는 개혁은 이루기 어려웠다. 이유가 뭘까?
‘개혁’이란 단어는 시급성을 떠올리게 만든다. 빨리 개혁방안을 만들어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만든다. 그래서 정부마다 서둘러 다양한 개혁 조치를 만들어왔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 개혁은 서두른다고 될 게 아니다. ‘개혁’이란 본질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그런데 개혁의 대상은 복잡하게 얽혀있어 근본적인 변화라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개혁의 시작은 장대했지만 개혁의 끝은 미미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개혁할 수 있을까? 우선, 개혁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5년이라는 정부 임기 내에 완료할 수 있는 개혁이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수용하고 시작해야 한다. 긴 안목과 긴 호흡이 필요하다. 개혁에는 저항과 반대가 거세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변화보다는 현재 상황의 지속과 안정을 선호한다. 게다가 개혁은 필연적으로 수많은 이해관계의 변화와 전환을 동반하므로 저항과 반대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은 성공해야만 만다. 예를 들어 교육개혁 없이 어떻게 미래가 요구하는 인재와 경쟁력을 만들 수 있겠는가? 교육개혁, 노동개혁과 같이 중차대한 사회개혁의 성공을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먼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사회적 합의안을 만들자. 정부 또는 일부 전문가 주도로 만든 결론만으로 개혁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끈질기게 공론조사 등을 통해 일반 국민이 수용하고 공감하는 사회적 합의안을 도출하자. 그래야 저항을 극복하고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시행 시기를 적정하게 늦추자. 예를 들어 10년 후 또는 15년 후부터 시행하되 정부 교체와 무관하게 반드시 실행하는 것으로 합의를 하자. 시행 시기를 중장기 미래시점으로 늦추어 두면 이해관계자들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셋째, 개혁안을 만들고 실행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전담 체계를 구축하자. 지금처럼 공무원을 파견하고 전문가들을 비상근으로 잠시 활용하는 위원회 방식으로는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다. 작은 태스크포스(TF)를 만들더라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해서 수년간을 전일제로 해당 개혁업무만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제대로 된 전담 조직을 구성해서 사회적 합의안을 도출하고 시행 시기를 중장기 미래시점으로 늦추는 등의 방법을 적용한다면 원하는 개혁이 성공할 가능성도 비례해서 높아질 것으로 믿는다.
교육개혁을 예로 들면 지금의 국가교육위원회는 각 이해관계자의 대표집단으로 구성되어 있어 개혁안을 만드는 전담 조직이 되기는 어렵다. 중립적이고 책임감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교육개혁 TF와 같은 상설조직이 별도로 필요하다. 그리고 그 TF는 정부 변화와 무관하게 일정 기간 존속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교육개혁 TF가 주도해서 사회적 합의안을 도출하고, 그 합의안을 10년 후와 같은 적정 미래시점부터 실행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대입 수능시험에 관한 사회적 합의안이 도출되면 현재 7세 아동이 대학에 가는 12년 후인 2035년부터 새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으로 결정할 수 있다. 사회개혁은 중장기 관점과 사회적 합의와 제대로 된 리더십이 필수 조건이다.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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