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값' '고름' 띄웠던 정청래 돌연 "징계 말한 적 없다" 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표를 '해당행위'라며 압박해 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0일 “제 입으로 징계라는 단어를 꺼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가결파 색출이란 말을 꺼낸 적이 없고, 당연히 축출·숙청이란 말을 꺼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 기자들이 해석하면서 용어를 썼고 제목으로 붙인 것”이라며 “마치 이것을 민주당 지도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잘못 얘기하는 건 가짜뉴스”라고 했다. 그는 “당 지도부에서 언제 징계·숙청·축출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 주장과 달리 당 지도부에 속한 서은숙 최고위원은 지난달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스스로 가결을 밝힌 의원들에 대해) 징계 조치가 있을 거란 말씀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앞으로 그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가결 투표에 대해서는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리했다”며 “그러면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반드시 저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가결 투표를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는 주장은 정 최고위원도 했다. 그는 체포동의안 가결 다음날(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용납할 수 없는 해당 행위”라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같은달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검찰과 한통속이 돼 이재명 대표 구속을 열망했던 민주당 가결파 의원들도 참회하고 속죄해야 할 것”이라며 “반드시 외상값은 계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일엔 페이스북에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정 최고위원이 갑자기 입장을 뒤바꾼 건 이재명 대표의 메시지를 의식한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퇴원 뒤 찾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부족하고 억울한 게 있더라도 잠시 제쳐두고 저 거대한 장벽을 함께 손잡고 넘어가자”며 “단결하고 단합해 국민의 위대함과 역사가 진보하는 것임을 증명하자”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정 최고위원 등이 앞서 언급한 ‘상응하는 조치’가 공천 배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8일 MBN에 출연해 “당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한테 공천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한 데 이어, 10일 BBS 라디오에서도 “당에 도움이 안 되고 당에 부담을 주는 사람에게 어떻게 공천을 주겠느냐”고 연이어 말했다. 정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서 홍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당에 도움이 돼야 공천을 한다”고 힘을 보탰다.
한편 당내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전날 이 대표의 메시지에 대해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지도부·원외세력·강성지지층이 이 대표를 지탱하는 친위부대인데 이 대표 당신은 통합 얘기하고, 자기 친위부대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하는 걸 가만히 놔둔다면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라며 “당의 통합보다는 장악력 강화, 또 강성지지층의 요구에 계속 적극적으로 응하고 단일대오로 가려고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유추한다”고 평가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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