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변신' 공격수 지루, 주간 베스트11까지 품었다…대표팀도 '포지션 변경' 유쾌한 축하

김명석 2023. 10. 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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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이탈리아 세리에A 8라운드 제노아전에서 경기 도중 골키퍼로 출전한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8일 이탈리아 세리에A 8라운드 제노아전에서 경기 도중 골키퍼로 출전한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 사진=AC밀란

경기 도중 골키퍼의 퇴장으로 대신 골문을 지킨 공격수가 주간 베스트11까지 선정되는 이색 광경이 펼쳐졌다. 무대는 무려 유럽 5대리그인 이탈리아 세리에A, 주인공은 프랑스 국가대표로만 A매치 125경기에 출전해 최다골(54골) 기록을 가진 올리비에 지루(37·AC 밀란)다.

지루는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세리에A 사무국이 발표한 2023~24 이탈리아 세리에A 8라운드 주간 베스트11에 최전방 공격수가 아닌 골키퍼로 이름을 올렸다. 평점은 6.5점으로 7점 이상을 받은 다른 선수들보다 낮았지만, 지루는 공격수가 아닌 골키퍼로서 주간 베스트11에 선정되는 경사를 누렸다.

공격수인 지루가 골키퍼 장갑을 낀 건 지난 8일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제노아와의 세리에 8라운드 원정 경기였다. 지루는 이날 후반 21분 교체로 투입돼 최전방에 포진했는데, 1-0으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골키퍼 마이크 메냥이 퇴장을 당하면서 AC밀란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미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한 터라 새로운 골키퍼를 투입할 수도 없었던 상황. 대신 골문을 지킨 게 백전노장 지루였다.

아무래도 전문적인 골키퍼가 아닌 만큼 제노아 입장에선 절호의 기회이자, AC밀란에선 치명적인 위기 상황이었다. 그리고 실제 추가시간 결정적인 장면까지 나왔다. AC밀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게오르게 푸스카스와 지루 ‘골키퍼’ 간 일대일 상황이 펼쳐진 것.

경기 도중 대신 골문을 지킨 AC밀란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오른쪽)가 일대일 위기 상황에서 공을 쳐내는 순간. 사진=게티이미지

그러나 지루는 쉽게 골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푸스카스가 헤더로 공을 한 차례 트래핑하자, 쏜살같이 튀어나왔다. 이어 오른손으로 공을 쳐내며 결정적인 위기 상황을 견뎌냈다. 골키퍼가 아니다 보니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린 채 공을 쳐내는 모습은 어색할 수밖에 없었지만,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긴 공격수의 선방이라는 점에서 과정은 중요하지 않았다.

공을 쳐낸 뒤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자신이 쳐낸 공이 문전으로 흐르자, 그는 몸을 날려 이를 안전하게 잡아냈다. 쇄도하던 제노아 공격수가 슈팅으로 연결하려 했으나 지루가 더 빨랐다. 연이은 지루의 선방쇼에 AC밀란 동료들은 그를 응원하고 축하하는 모습이었다.

결과적으로 경기는 AC밀란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추가시간이긴 하나 골키퍼가 퇴장당해 공격수인 지루가 골문을 지켰는데도, 제노아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고 AC밀란은 무실점 경기를 치러냈다. 스포트라이트는 경기 막판 몸을 날린 선방으로 팀 승리를 지켜낸 지루에게 쏠렸다.

지난 8일 이탈리아 세리에A 8라운드 제노아전에서 경기 도중 골키퍼로 출전해 팀의 1-0 승리를 지킨 뒤 기뻐하고 있는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왼쪽). 사진=게티이미지
공격수가 아닌 골키퍼로서 이탈리아 세리에A 주간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린 올리비에 지루(맨 아래). 사진=세리에A 사무국
프랑스 국가대표팀 공식 SNS 계정에 골키퍼로 이름을 올린 올리비에 지루(맨 오른쪽). 사진=프랑스축구협회

나아가 지루는 세리에A 사무국이 선정한 베스트11까지 선정됐다. 프랑스 국가대표로서 최다골을 넣은 공격수가, 세리에A 주간 베스트11에 ‘골키퍼’로 이름을 올리는 이색적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짧은 시간이었긴 하나 팀 승리를 지켜낸 선방쇼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뿐만 아니었다. 지루는 이달 열리는 네덜란드·스코틀랜드와의 A매치 2연전 출전을 위해 프랑스 국가대표팀에도 소집됐는데, 프랑스 국가대표팀은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지루를 공격수가 아닌 ‘골키퍼’로 포지션을 분류한 게시글을 올렸다. 주말 경기에서 골키퍼로 활약하고, 주간 베스트11까지 품은 지루를 축하한 유쾌한 방식이었다.

지루는 그르노블과 투르, 몽펠리에 등에서 뛰다 지난 2012년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 첼시에서 뛰었던 스트라이커다. 지난 2021년부터는 AC밀란으로 이적해 활약 중이다. 프랑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넣은 A매치 54골은 현재 프랑스 국가대표팀 공격수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이다. 125경기의 A매치 출전도 역대 3위에 해당한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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