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무대 올라가 춤춘 사연, 그 덕에 깨달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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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자 기자]
▲ 무대에서 참가자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 |
ⓒ 이숙자 |
전북 군산에서는 매해 10월, 가을이 오면 언제나 시간여행 축제를 한다. 올해로 벌써 열한 번째다. 코로나가 왔을 때 잠시 쉰 뒤에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매년 행사는 조금씩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어 군산을 찾아오시는 관광객에게 색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군산은 일제로부터 수탈당한 역사, 즉 뼈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는 고장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축제에서는 근대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해서 구현한다. 이에 더해 시간여행 퍼레이드 군산, '대한 독립 만세 게임'이랄지, '옛날을 추억하며 교복 입고 사진 찍기'는 원래 평소에도 인기가 있는 놀거리다. 먹거리가 유명한 짬뽕 거리 또한 몫을 한다. 축제 등을 길거리에 켜놓고 짬뽕 한 그릇 5000원에 누구라도 찾아와 맛있는 짬뽕을 먹고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 시간 여행 축제 기간이다.
시 낭송으로 참여한 축제
▲ 시 낭송 하는 모습 초원 사진관 옆 무대에서 시 낭송하기 |
ⓒ 이숙자 |
나는 지난해부터 시 낭송 모임에 가입했고, 지난해와 올해 처음 시간여행 축제 때 시 낭송을 했다. 올해 나는 시극인 "째보선창 아줌마들"이란 제목의 시극에 참석하게 되었다. 군산은 항구 도시라서 생선이 많이 나오는 도시이기도 하다. 전남에 있다 현재는 매립돼 없어진 '째보선창', 여기서 고기들을 만지며 고달픈 일상을 살아가는 아줌마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시극엔 요즈음 새로이 대두되는 쓰레기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도 담겨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날 갑자기 멀리 떠난 선창의 멋쟁이 아버지가 돌아와, 한바탕 흥겹게 노래하고 춤을 추며 고단한 일상을 내려놓는 이야기. 축제 분위기와 걸맞는 참신한 내용이었다. 시극엔 무려 50대 후반에서 80대 여성들이 함께 참여했고, 삶의 애환을 춤으로 풀어냈다.
목표로 가는 과정 길을 즐기는 것이 인생
우리도 잘 했다고 생각했지만, 군산에는 끼 많은 사람이 다 모여있는 것 같다. 총 12팀 무대가 끝나고 시상식이 있었는데, 우리 팀은 장려상에 그쳤다. 그래도 노력했던 그날들의 과정을 즐긴다. 일이라는 게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표로 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 또한 값지다는 걸 알고 있다.
▲ '군산항 밤 부두 콩쿠르?대회' 관중석 |
ⓒ 이숙자 |
한 해를 보내며, 우리는 또 돌아올 군산의 시간여행 축제를 위해 더 근사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것이다. 산다는 것은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소중하다는 걸 안다. 나는 나이 들어가겠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가을은 모든 사람에게 축제의 날이다.
이 가을 먼 여행을 떠나지 못해도, 마음 속 보고 싶은 사람,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라도 한 통 보낼 수 있는 가을이기를 바라본다. 군산 시간여행 축제는 지난 9일 막을 내리고 끝이 났다. 하지만 '끝이면서 시작'인 것이 인생이라는 걸, 나는 축제가 끝난 지금 다시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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